매일신문

[출향인사] 이상직 민주평통 사무처장

국내선 국민화합 주력, 해외선 민간 외교관 역할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지지세력 확보와 국정 운영에 대한 안정적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쌍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기존의 역할 외에 나눔과 봉사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민간 외교관의 역할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보다 더 좋은 조직이 없습니다."

이상직(51)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요즘 김현욱 수석부의장과 함께 번갈아 해외협의회 출범식에 참석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선진일류국가'를 향한 국격 향상을 위해서는 평통의 해외 자문위원 중에서 1.5~2, 3세대의 참여와 역할 확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3월 호서대 교수로 있던 그가 정무직 차관급인 평통 사무처장에 임명되자 정치권에서는 차기 대선을 앞두고 민주평통의 정치적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돌았다. 민주평통은 국내외에 1만6천여 명에 이르는 자문위원을 둔 거대조직으로 2012년 대선에서 재외국민의 참정권 확대를 앞두고 주목받고 있다.

이 처장은 2006년 초 대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모임인 '선진한국 국민포럼'을 창립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선진국민연대 공동의장을 지낸 '친이계 조직통'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이 대통령 스스로도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것에 대해 우리 포럼 덕을 많이 봤다고 평가했다"면서 "국민포럼이 전국 조직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대선 직전 결성한 선진국민연대가 성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가 이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대선 때가 아니라 14대 민자당 국회의원(비례)시절인 1990년대 중반이었다. 당시 이 대통령이 대구의 젊은 지식인 20여 명과 모임을 할 때 처음 만났고 그 후 이 대통령의 '동아시아연구원'과 꾸준히 인연을 이어왔다. 이 대통령이 '선진일류국가건설'을 내세우면서 대선 출마를 내비치자 그는 2006년 2월 대구에서 '선진한국포럼'을 발족시켰고 전국 조직으로 만들었다. 이것이 선진국민연대의 골간이다. 함께 선진연대를 이끈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는 중학교 동창으로 막역한 사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일한 그는 다른 대선 공신들과 달리 공직으로 가지 않고 대학(호서대)으로 되돌아갔다. "대한민국을 선진화하고 대통령의 기반을 확보하는데 역할을 한 것으로 만족했을 뿐 자리를 바라고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지금도 (호서대에) 휴직을 하고 있는데 그때도 학교로 돌아갈 생각을 했습니다."

민주평통 사무처장을 맡은 데 대한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에 대해선 "전임 사무처장들과 달리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 나를 둘러싼 외부에서의 추측은 전혀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또 "평통 의장인 이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대북 정책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구하는 한편 국정 운영에 대한 안정적 지지 기반을 확보하고 다문화가정과 탈북자 가정 등에 대한 지원과 봉사를 통한 국민화합에 주력하는 것"으로 자신의 역할을 한정했다.

이 처장은 정치권 일각에서 나도는 총선 출마설과 관련해선 "스스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보다는 환경을 조성하고 화합하는 역할에 더 관심이 많다"며 "(대구에)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에서 경기도 분당으로 이사를 해서 온 가족이 함께 살고 있는 그는 "은퇴 후 대구에 가서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일말의 여운을 남겼다.

그는 평생을 살아온 대구를 떠나서 본 대구에 대해 "대구사람들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이지 못한 데다 누군가 알아서 하겠지 하며 뒷전으로 물러나는 것을 미덕으로 알고 있다. 지금 대구에는 원로와 어른이 없다. 존경받는 지도자나 지도그룹이 나와서 여론을 모아가는 과정을 만들어가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포항에서 태어났지만 초'중'고와 대학을 대구에서 다닌 탓에 스스로를 '대구사람'이라고 여긴다. 명덕초교, 영남중, 성광고를 졸업하고 영남대에서 경제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대선 전까지 대경대와 대구산업정보대학 교수로 일했다.

"(나는)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총선)출마는 생각해서도 안 되고 생각할 수도 없다. 평통에서 해야 하는 이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다음 자리에 가겠다고 이 자리를 이용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내 성격이다.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 평가가 나를 이 자리에 오게 한 것 아닌가. 전형적인 대구사람의 성격 그대로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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