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세계대회를 찍고, 런던 올림픽으로 간다.'
남자 10종 경기에 출전하는 김건우(31'문경시청)는 이번 대회 목표가 확실하다. 자신이 보유한 한국기록 경신이다. 김건우의 최고기록은 2006년 제60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서 세운 7천824점. "세계대회서는 8천100~200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점수면 8강 진출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국내선수로는 가장 빨리 15일 선수촌에 입촌한 김건우는 "입촌하니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게 실감 난다"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지금까지 가다듬은 기술들을 되짚어보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대회에 나설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건우는 국내 10종 경기의 독보적인 존재다. 경북체고 때 10종으로 종목을 전환해 40일 동안 훈련해 처음 나선 1997년 추계전국남녀중고육상경기대회에서 그는 부별신기록(6천382점)으로 1위에 올랐다. 2000년 제29회 전국종별육상경기대회서 처음으로 7천점을 넘어서며 1위에 오른 이후 대부분의 국내 대회서 정상을 지켰다.
지난해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는 7천808점을 얻어 국내선수로는 처음으로 국제경기서 은메달을 차지한 주인공이 됐다. 그 대회서 B기준기록(7천800점)을 통과해 자력으로 이번 대회와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권도 확보했다. 4년 전 도하 대회 때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이후 족저근막염으로 3년간을 쉬다시피했다. 아시안게임 은메달은 그의 재기를 알리는 값진 성과였다.
10종 경기는 이틀 동안 100m와 110m허들. 400m, 1,500m, 멀리뛰기, 높이뛰기, 장대높이뛰기, 포환던지기, 원반던지기, 창던지기 등 육상의 주요 10개 종목을 모두 치르는 종목이다. 24개 육상종목의 절반에 가까운 종목 수에다 트랙의 단'중거리와 허들을 비롯해 도약과 투척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순발력, 근지구력, 근력, 심폐지구력 등 모든 체력요소를 다 갖춰야 해 '철인'이 아니고서는 도전해 볼 수 없는 종목이다. 그렇다 보니 완주 자체도 어렵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출전선수는 13명이었지만 완주자는 6명에 그쳤다. 경기를 한번 치르고 나면 몸무게는 3~5㎏이 빠지고 이후 한 달 정도 쉬어야 할 만큼 회복기간도 상당히 길다.
"이틀 동안 다양한 경기가 펼쳐져 리듬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한 종목에 욕심을 내면 다음 종목을 그르치게 됩니다. 평정심과 빠른 회복력이 기록과 순위를 결정짓게 됩니다."
김건우는 지난해 전국체전(7천719점) 때부터 아시안게임(7천808점), 올 6월 열린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7천755점)까지 7천700점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그의 장기는 트랙 종목이다. 첫날 마지막 종목인 400m, 둘째 날 마지막 종목 1,500m 기록은 세계적 수준이다. 2007년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500m에서는 출전선수 23명 가운데 가장 빠른 4분16초16으로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당시 최종순위는 7천531점으로 23명 중 21위에 그쳤다. 투포환, 원반던지기, 창던지기 등 투척 종목에 약한 탓이었다. 김건우는 약세였던 투척을 집중적으로 보완해왔다. 어느 정도 자신감도 찾았다.
혼자서 아시아와 세계의 벽을 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김건우는 "몸 상태와 마음가짐이 모두 좋기 때문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힘들고 지칠 때, 관중이 보내주는 힘찬 함성은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되어 줄 것이다. 꽉 찬 관중석의 열정이 담긴 응원을 들으며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신명나게 겨뤄보겠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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