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가 바닥 쳤나?…16일 하루만에 86.56P 급등

"이젠 상승모드?" 기대감도

하락세를 거듭하던 코스피가 16일 86포인트 상승하면서 저점 여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하락세를 거듭하던 코스피가 16일 86포인트 상승하면서 저점 여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바닥일까. 아직 내려갈 지하실이 있을까.'

하락세를 이어가던 코스피가 16일 사상 3번째 높은 수치로 반등하면서 '저점'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연휴를 지낸 16일 코스피는 지난 주말보다 86.56포인트(4.83%) 오른 1,879.87에 장을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코스피가 급등락을 보이던 2008년 10월 30일(115.75포인트 상승) 이후 최대이자 역대 3번째 상승폭이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상한가를 기록한 22개를 포함해 800개나 됐다. 코스피가 반등에 성공하자 패닉증시 이후 향후 증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지난주 급락 국면에서 지수가 이미 저점을 찍었다는 분석도 있지만 다시 떨어져 저점을 확인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반등 성공인가

16일 코스피의 상승세는 주변국들의 증시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0.15% 오르는 데 그쳤고, 대만 가권지수는 0.27%,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0.71% 하락한 것과 뚜렷한 차이였다. 외국인은 6천630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9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이며 5조원 넘게 팔아치운 외국인이 매수 우위로 돌아선 것이다.

이 같은 장세는 급속도로 하락 장세가 펼쳐진 뒤 곧바로 나타난 속등(속등) 효과로 읽힌다. 실제 상승폭이 가장 컸던 2008년 10월에는 리먼브러더스 쇼크 영향으로 주가가 900선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10월 30일 100포인트 넘게 상승하며 본격적인 상승장에 돌입했다. 1,000선을 회복하는 데 일주일이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지표 등으로 확인되기 전에는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폭락을 유발한 대외 변수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매수가 증시가 바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만 의미를 가질 뿐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거나 지수가 1,900선에 안착할 수 있다는 신호로 읽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하여 하이투자증권 대구지점 홍영기 이사는 "최근 미국발 대형 M&A로 글로벌 증시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지만, 미국과 유럽발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음에 따라 당분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면서 "단기적으로는 낙폭이 과대한 대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분할매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바닥에서 나타나는 현상들

국내 증시가 바닥을 쳤다는 주장도 솔솔 나오고 있다. 이번 국내 증시의 쇼크는 외국인의 불안감에 좌지우지된 것이라는 논리다. 본지 경제칼럼 필진으로 활약하고 있는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센터 초빙 연구위원은 '바닥에서 나타나는 10가지 현상들' 중 7가지가 우리 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바닥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특히 전세계 증시 대비 국내 증시 과매도가 심했기 때문에 세계 평균 주가 수준에 수렴하는 속도도 한국이 가장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연구위원은 "증시 바닥에서는 연일 신문 1면에 증시 쇼크 얘기가 나오고, 중소형 코스닥 시장에 라면값보다 못한 소외주가 널린다"며 "언론에 나온 전문가 증시 예측기사 가운데 비관론이 99%, 낙관론이 1%일 정도로 비관론자가 흔해졌다는 것도 역설적으로 증시가 바닥을 찍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주식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이 나왔고,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투자자에게 사과문을 쓰는 등 바닥권에서 나오는 단골 풍경도 빠지지 않고 재현됐다는 설명이다. 최근 노조파업 등 사회불안 요소가 커졌다는 것도 증시가 바닥일 때 나타나는 한 현상으로 손꼽았다. 다만 ▷공포지수(VIX) 고점 형성 ▷정부와 연기금 시장 개입 시작 ▷증시 거래량 바닥권 형성이라는 바닥권 단골 현상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이번 급락장에서 가장 크게 겁을 먹은 매매 주체는 개인투자자가 아닌 외국인이라고 강조했다. 전 연구위원은 "자기 집에 불붙은 유동성 공포감 때문에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바겐세일했다"며 "국내 투자자들도 급락장을 공포로만 바라볼 게 아니라 과도하게 높은 외국인 지분 비율을 낮추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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