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생활체육, 생활예술

우리나라는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루는 과정을 통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게다가 동'하계 올림픽, 월드컵까지 유치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일 만큼 세계 스포츠 강대국이다. 특히 약 일주일 후면 우리 고장 대구에서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인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이러한 빅 이벤트들을 유치한 것만도 대단한데, 그 성과도 놀라움을 금치 못할 정도다. 골프, 피겨스케이팅 등 과거엔 넘기 힘들었던 종목까지 이제 한국은 당연히 세계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엘리트 체육정책에 의한, 자기 모든 것을 희생하고 운동에만 전념한 한 개인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할 수 있었고 선수층이 넓어지게 되기까지는 생활체육이 바탕이었다고 생각한다. 생활체육은 전국 각 지역의 조직적 활동을 통해서 한국 스포츠의 근간을 이룰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여가 선용,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반면 성장지상주의 시대에 우리는 상대적으로 문화예술에 관심을 기울일 여유가 없었다. 계량화할 수 없는 분야는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문화가 경쟁력이라는 사실에 눈을 뜨게 되었다. 생활체육만큼 우리 삶의 풍요로움을 위해서는 생활 속의 예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높아졌다.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에 의한 그 사회의 놀라운 변화를 우리는 목격했다. 우리나라도 문화예술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었는지 영화나 TV 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우리지역의 한 전통시장에 멋진 야외공연장이 생겼다.

시장 활성화와 지역주민, 관광객을 위해서 그 무엇보다도 먼저 시장 한복판에 공연장부터 들어선 것이다.

생선 좌판과 채소가게 사이에 개방형 공연장이 생겨서 주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이 펼쳐지고 있다. 그렇다. 문화예술은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많은 사람만이 즐기는 고급 오락이 아니다.

이러한 생활예술을 통해서 우리는 삶의 위안을 얻고 정서적 풍요로움을 가지게 된다. 자라나는 세대를 위해서도 그들이 스포츠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의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창의력을 바탕으로 성장하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지금 관련 기관과 지자체를 중심으로 많은 문화예술 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며 새로운 프로그램도 많이 만들어 진다. 이러한 것들을 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시스템으로 구축하여 국민 모두가 생활로서의 예술을 언제나 쉽게, 가까이 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스포츠 강국, IT 강국, 거기다가 문화예술의 강국이 된다면 국민 소득에 관계없이 우리는 선진국인 것이다.

김형국 대구동구문화체육회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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