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은 축구나 야구 등 구기 종목과는 달리 선수를 식별하는 방식이 특이하다. 유니폼에 이름이나 번호를 새기는 대신 '선수표'라 불리는 표지를 유니폼에 부착한다. 선수표에는 이름과 소속(국가'팀), 대회 고유 번호 등 주요 정보가 담겨 있다. 또 대회명과 스폰서 기업을 포함시켜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를 얻기도 한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사용하는 선수표는 가로 24cm×세로 20cm 크기로 합성섬유 재질로 만들어졌고,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상단에는 스폰서 기업명, 하단에는 대회명, 중앙에는 선수 이름(앞쪽) 또는 고유 번호(뒤쪽)가 적혀 있다.
모든 선수는 이 선수표를 유니폼 정면과 후면에 한 장씩 붙여야 한다. 이름이 적힌 선수표는 가슴, 고유 번호는 등 쪽에 부착한다. 애초엔 앞뒤 모두 고유 번호만 표기했으나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 때부터 전면 선수표엔 이름을 사용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덕분에 미디어와 관중이 경기 중에 선수들을 더욱 쉽게 알아볼 수 있게 됐다. 뒤쪽의 선수 번호는 심판원들이 기록을 계측하거나 반칙 판정을 할 때 선수를 식별하는 기준이 된다.
베를린 대회 때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는 앞쪽에 영문 이름(Bolt)과 스폰서(TDK'일본전자업체), 대회명(Berlin 2009)이 찍힌 선수표를 달았고, 등에는 고유 번호(656번)를 부착했다. 400m 계주에서는 앞쪽에 'Bolt' 대신 'JAM'(자메이카의 약어)가 인쇄된 선수표를 달았다. 계주처럼 개인전이 아닌 단체전일 때는 국가를 표기하는 게 규정이다.
트랙 종목의 경우 여기에다 추가로 10cm×10cm 크기의 번호를 하의 좌우에도 부착한다. 또 선수별 레인이 지정되는 400m 이하 종목에선 레인 번호도 선수 하의에 달아야 하는데, 이는 심판원들이 레이스 침범 판정, 사진 판독을 하기 위해서다. 고유 레인이 없는 800m 이상 종목에서도 선수 식별과 거리 계측, 사진 판독 등에 활용한다.
시상식에만 사용되는 선수표도 있다. 베를린 대회 땐 메달리스트들이 가슴 중앙에 대회 엠블럼이 그려진 선수표를 사용했다. 시상식용 선수표는 메달 종류와 상관없이 동일한 디자인이다. 다만 세계 기록을 세운 선수는 그 내용을 담은 선수표를 달고 시상대에 오른다.
이번 대회에 사용될 선수표는 25일 테크니컬 미팅(Technical Meeting) 때 각 국가에 전달되는데, 기술 후원사인 '모나코 테크놀러지'가 선수표를 제작했다. 선수 고유 번호는 국가별 연번으로 정해지는데, 이 역시 이날 함께 공개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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