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수(41) 분장 디자이너는 대구 공연계에서 분장 분야를 개척한 인물 중 한 사람이다. 그는 뮤지컬 '만화방 미숙이'를 비롯해 뮤지컬 '1224'''미용명가' 등 120여 편에 이르는 지역의 굵직한 뮤지컬, 연극에 참여해 자신만의 분장 역사를 썼다.
그는 학창 시절 배우로 잠깐 활동했다. 하지만 진로에 대한 고민에 휩싸였고 그러던 차에 우연히 TV 자막에서 분장사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분장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무작정 유명한 분장 디자이너를 찾아가 6개월 정도 사사했어요. 거의 벼락치기로 집중 훈련을 받았죠." 덕분에 서울MBC 분장실에서 근무하게 되었지만 방송사 사정으로 1997년 대학을 나온 대구로 'U턴'했다.
그 당시 지역에서는 연극이나 오페라 공연이 많았지만 분장 전문가가 없이 배우들이 서로 도와가며 분장을 하던 시절이었다. 주먹구구식이다 보니 분장에 대한 인식도 거의 없었다. 극 중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분장을 예쁘게 보이기 위한 메이크업과 착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배우들은 무대에서조차 무조건 예쁘게 나오길 원하는 경향이 강했죠. 캐릭터를 위해 점을 찍거나 눈썹을 그려놓으면 마음에 안 든다고 몰래 화장실에 가서 고치는 경우가 잦았어요." 이 때문에 지금도 신인 여배우들을 분장할 때가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 번은 여배우를 원숭이로 분장시켜야 하는데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엉엉 울더라고요. 잘 다독거렸지만 그럴 때면 난처해요." 얼굴에 붓을 대다 보니 배우가 자신의 캐릭터 분장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도 느껴진다고 한다. 오히려 손은 많이 가지만 귀신이나 수염 분장 등은 캐릭터 색깔이 분명해 분장하기가 수월하다.
그는 분장을 바보가 아니어도 바보로 만드는 예술이라고 정의했다. "분장은 같은 얼굴이라도 변신을 시켜줄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죠. 일반적으로 분장은 시각적인 것과 심리적인 것으로 나누는데 배우가 바보가 아니라도 분장을 통해 심리적으로 관객에게 바보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죠. 배우가 한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보통 3, 4개월 준비를 하는데 무대에 오르기 전 마지막 절차이기도 하고요. 배우에게 동기부여를 주고 관객은 분장을 통해 시대나 성격, 연령 등 공연 흐름을 파악할 수 있죠."
또한 분장은 속도와의 전쟁이기도 하다. 한때 60명 정도의 배우가 나오는 작품이 있었는데 혼자서 1시간 반 만에 이들 모두를 분장시킨 경험도 있고 공연이 시작되었음에도 아직 분장이 안 돼 배우를 급하게 2, 3분 만에 캐릭터로 만들어주기도 했다. 모든 게 분장에 대한 자신감과 노하우가 쌓이지 않으면 힘든 일이었다. "초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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