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선수들을 가장 가까이서 만나는 이들은 누구일까? 자원봉사자와 경기운영요원 등이 있지만 '팀 아타쉐'(Team Attache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불어로 '딱 붙어있다', '보좌관' 등의 뜻을 가진 아타쉐는 대구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단의 시작과 끝을 책임진다. 입국하는 공항과 역에서부터 출국할 때의 배웅까지 선수단과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며 돕는 것이 아타쉐의 역할이다. 경기 때에는 선수들의 동선을 따라 함께 이동하고, 경기가 없을 때에는 선수들의 수송과 급식, 도핑 테스트 등에 같이 움직일 정도로 선수와 가깝게 지낸다. 심지어 일부는 선수촌에서 합숙하기도 한다.
아타쉐가 특별한 이유는 말 그대로 투철한 봉사정신과 우수한 외국어실력, 상황대처 능력, 대회 전반에 대한 이해도 등 팔방미인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선발도 엄격하다. 이번 대회에는 서류전형에 이어 두 번의 심층 영어인터뷰를 통과한 90여 명의 '팀 아타쉐'가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해 뛰고 있다.
남지원(23) 씨는 "1시간에 가까운 영어면접을 했던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난다"며 "아타쉐라는 자리가 그만큼 중요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지금에서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대회 조직위 김유진 씨는 "아타쉐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경기장 시설과 경기 운영 절차, 선수단 수송 등 모든 것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각 나라별 문화차이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한다"며 "지난해 9월부터 선발된 이들은 6차례 이상 강도 높은 교육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침부터 밤까지 선수촌과 경기장을 오가며 선수단을 도와야 하기 때문에 아타쉐에게는 체력이 필수다.
곽현지(22) 씨는 "대회 시작 전부터 선수단 관리로 오전 3시에 잠을 자는 이들이 벌써 나오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체력 비축을 위해 한 달 넘게 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과 교포들도 아타쉐로 활동하고 있다. 연세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재독교포 방영(29) 씨는 대구에 연고가 없지만 아타쉐를 지원했다. 방 씨는 "2009년 베를린 대회를 지켜보면서 이번 대회에 꼭 참여하고 싶었다"며 "개인시간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다른 어떤 자원봉사보다 보람차고 즐겁다"고 미소를 지었다.
아타쉐의 장점은 무엇보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 본인이 담당한 나라 선수단의 요구사항을 처리하다보니 마주치는 기회가 잦을 수밖에 없다. 특히 모국 선수들을 담당하는 외국인 아타쉐는 동포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콩고민주공화국의 마이클 브룬다(22) 씨는 "콩고 선수들이 입국했을 때 너무 반가웠다"며 "선수들 역시 나에게 친근감을 가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고 웃었다. 뉴질랜드에서 온 니콜라스 트롬프(24) 씨는 "선수단을 직접 상대하는 아타쉐는 스포츠 외교관과 같다"며 "선수단으로부터 '인상 깊었다'는 말을 꼭 듣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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