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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프랑스 부자들은 왜 세금을 더 내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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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세금은 내기 싫어하지만 선진국의 부자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미국의 백만장자 워런 버핏에 이어 프랑스 부자들도 세금을 더 내겠다고 나섰다.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 로레알의 상속녀 릴리앙 베탕쿠르를 비롯한 프랑스의 16개 기업 대표와 임원들은 언론 기고를 통해 "부유층이 세금을 더 낼 수 있도록 '특별기부세'를 신설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 이유가 가상하다. "재정 적자와 공공 부채가 늘어나 프랑스와 유럽의 운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프랑스와 유럽 경제 시스템의 혜택을 받은 우리가 국가에 기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부자들의 이런 선행은 자본주의가 많은 취약점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요인의 하나다.

부자들의 사회 기여는 여러 가지로 긍정적 파급 효과를 불러온다. 자본주의의 약탈적 본성을 순화시켜 계층 간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 통합의 길을 마련할 수 있다. 그로 인해 부자를 부자로 만들어준 체제의 안정을 기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부자들의 사회 기여는 부자들 자신을 위한 것이다. 그들이 세금을 더 내 국가 재정이 튼튼해지고 경제가 활력을 가지면 그들의 부도 그만큼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부자들은 이를 잘 알아야 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이 사라질 때 첫 번째 피해자는 바로 부자들이다. 가지지 못한 사람은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손해 볼 일도 없다. 그런 점에서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세금 없는 부와 경영권의 상속, 하청업체에 대한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기술 탈취, 동반성장 약속 파기 등 우리나라 부자들이 보여주고 있는 부정적 행태들은 자기 목을 스스로 죄는 자해행위이다. 많이 가지려면 비워야 함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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