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 세계육상대회, 욕먹을 대회 아니다

서울 지역 언론사들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일부 운영 미숙과 교통'식단 문제를 들어 과도하게 비판한 것은 누워서 침 뱉기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마땅히 개선해야 하지만 사소한 부분을 침소봉대해 비난부터 하는 것은 대회는 물론 대구시 나아가 대한민국 이미지에 먹칠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가 과연 일부 언론의 지적처럼 제대로 준비가 안 된 대회인지 전반적으로 따져보고 비판하는 게 순서가 아닌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치러지는 새로운 유형의 국제행사다. 준비 과정에서 일부 놓치고 운영에 미숙한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기본만큼은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음을 조직위와 운영요원, 자원봉사자 등 모두 자부하고 있다. 불볕더위 속에서도 연일 관람석을 가득 채우며 성공 대회를 위해 동참하는 시민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부 운영상 차질과 교통'식단 문제를 들어 '전국체전만도 못한 대회'와 같이 무차별적으로 비난하는 게 과연 타당한 일인가. 이는 대구 대회를 실패한 대회로 몰아가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톱니바퀴 물리듯 완벽하게 돌아가는 대회를 기대했다면 과연 그런 완벽한 국제 스포츠 행사가 있었는지부터 따져보는 게 바른 순서다.

수도권 언론들이 이처럼 대구 대회 흠집 내기에 열을 올리는 것은 지방에 대한 무시이자 서울 중심주의 사고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말해준다. 쥐꼬리만 한 정부 지원과 국민의 무관심 속에서도 고군분투해온 대구를 격려하지는 못할망정 찬물이나 끼얹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언론의 비판은 객관적 근거에 기초해야 하고 전체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엽적인 부분을 트집 잡아 대회 전체를 깎아내리는 것은 운영요원과 6천여 자원봉사자의 사기를 꺾는 비열한 짓이다. 격려는 고사하고 재나 뿌리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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