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영국군 공병대는 동남아시아 전선에서 일본군의 포로가 되어 울창한 밀림 한가운데 있는 포로수용소로 끌려간다. 일본군의 포로수용소장인 사이토 대령(하야카와 세슈 분)은 니콜슨 대령(알렉 기네스 분)에게 콰이강을 관통하는 다리를 건설할 것을 명령한다. 지독한 원칙주의자인 니콜슨 대령이 제네바 협약에 따라 장교들은 노역에 참여할 수 없다고 버티자 사이토는 니콜슨을 독방에 가둬버린다.
하지만 다리 공사가 계속 지지부진해지자 사이토는 일본군의 지휘를 받지 않겠다는 니콜슨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하고 한 달 만에 니콜슨을 풀어준다. 니콜슨은 포로로 전락해버린 부하들의 기강을 확립하고 자신들의 손으로 후세를 위해 다리를 건설한다는 신념으로 다리를 완공하는 데 성공한다. 한편 미 해군 소속 쉬어즈(윌리암 홀든 분)는 구사일생으로 포로수용소를 탈출하는 데 성공하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콰이강의 다리를 폭파하는 임무에 투입된다. 포로로 붙잡힐 당시, 편하게 대우받기 위해 이등병이라는 계급 대신 중령이라고 속였던 사실이 발각된 것. 영국군 폭파전문가 워든 소령(잭 호킨스 분)은 특공대원 쉬어즈와 두 명의 자원병을 이끌고 콰이강의 다리를 폭파하는 임무에 나서는데….
다리를 지키려는 니콜슨 대령과 다리를 폭파하려는 영국군의 갈등은 이 영화의 주제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무너지는 다리를 바라보며 니콜슨의 유명한 독백이 나온다. "내가 지금까지 뭘 한 거지?" 그리고 영국군 포로 중 한 사람이었던 의무장교가 최후의 한마디를 외친다. "미쳤어! 모두 다 미쳤다고!" 전쟁으로 인해 변화되는 인간의 미묘한 심리를 장대한 영상으로 풀어낸 걸작이다.
1958년 아카데미 작품상, 남우주연상(알렉 기네스), 감독상(데이비드 린), 각색상,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 등 7개 부문을 수상했다. 포로가 된 영국군 병사들이 '보귀 대령 행진곡'(Colonel Bogey March)을 휘파람으로 불며 행군하는 장면이 유명한데, 이 곡은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곡이 아니고 1910년대에 영국에서 이미 만들어진 행진곡이다.
영화에서는 다리가 폭파되는 걸로 끝나지만 이는 픽션이다. 실제로는 2개의 교량이 만들어졌는데 하나는 목재로 만들어졌고 다른 하나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만들어졌다. 완성된 후 2년 동안 사용되다가 연합군의 폭격으로 붕괴됐지만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만들어진 다리는 다시 복구되어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러닝타임 162분.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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