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경기의 속도 경쟁은 보통 100m를 기준으로 비교되고, 당연히 100m 기록이 가장 빠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100m와 200m 기록을 기준으로 초당 최고 속력을 비교하면 200m가 더 빠르게 나타난다. 실제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100m 평균 속력이 초속 10.32m였지만 200m의 평균 속력은 10.36m로 더 빨랐다.
이는 속력이 '제로(0)'인 스타트에서 최고 속력에 도달하기까지 3초 이상의 경과 시간이 필요한데, 200m에선 한 차례의 스타트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100m 기록을 한 차례 더하는 것보다 더 빠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속력 상태에서 달리는 거리가 더 길고, 곡선 주로에서 직선 주로로 들어설 때 방해가 되던 원심력도 순간적으로 사라지면서 더욱 강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또 100m는 근육의 수축'이완 속도가 과도하게 빨리 진행되기 때문에 최고 파워를 발휘하는 능력이 200m보다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볼트는 베이징 올림픽의 400m 계주에서 세계기록을 수립할 당시 3번 주자로 활약해 역시 200m에 강한 선수로 인정받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모든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볼트 역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와는 달리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기록을 수립할 당시엔 다른 양상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볼트는 200m에서는 초당 10.42m의 속력을 보였지만 100m에선 초당 10.44m로 더욱 빠른 속력을 나타냈다. 볼트는 베이징 올림픽 후 1년 동안 계속 훈련하고 진화해 200m의 가속력을 능가하는 엄청난 파워를 100m에서 폭발시키도록 재무장하는 등 훈련으로 극복해냈다.
더욱 재밌는 것은 100m나 200m보다 400m 계주의 100m 구간 평균 속력이 더 빠르다는 것이다. 볼트의 경우도 가장 빠른 평균 속력을 보인 종목은 100m(초속 10.44m)가 아닌 400m 계주(초속 10.78m)로, 100m당 평균 기록으로 환산하면 9초28에 해당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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