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동진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 "경보·장대높이뛰기·마라톤·단거리계주 집중 지원"

◇ 오동진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 "경보·장대높이 집중 지원" 금메달 노린다

사상 세번째 노메달 개최국 오명을 기록한 대한육상경기연맹 오동진 회장이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침체에 빠진 한국 육상의 발전 방향을 위해 경보 장대높이뛰기에 집중 지원할 방침"임을 밝혀 이 분야에 대한 발전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4일 폐막된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대한민국은 당초 10개 종목에서 10명의 결선 진출자를 배출하자는 '10-10' 목표를 내세웠지만 세계와의 실력차를 실감하고 높은 벽에 좌절, 단지 남자 20㎞ 경보의 김현섭(26·삼성전자)과 50㎞ 경보의 박칠성(29·국군체육부대)만이 각각 6위와 7위로 선전하는 저조한 결과를 남겼다.

대부분의 선수는 세계의 벽을 절감하고 예선에서 탈락했다.

김덕현(26·광주광역시청)은 남자 멀리뛰기에서 12명이 겨루는 결승에 올랐지만 세단뛰기 예선 중 왼쪽 발목을 삐어 멀리뛰기 결승에 출전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기대했던 한국신기록도 3개밖에 나오지 않는 등 한국 육상은 안방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표를 쥐는 데 실패했다.

오동진 회장은 부진한 성적에 대해 "열심히 준비했지만 세계의 수준이 높았다. 역부족이었다"고 아쉬운 속내를 밝히면서 "부상 선수가 많으면 발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내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경보와 마라톤, 장대높이뛰기, 단거리 계주 등 틈새 종목에 집중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대교체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한국 선수들이 기대만큼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에 대해 대표팀의 노쇠화가 한 원인이라고 파악했다.

오 회장은 "이번 대회에 주축으로 나선 선수들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태극마크를 달아왔던 선수들이다. 차세대 주자를 발굴하지 못했고 그렇다고 선수를 교체해서 대회를 준비하기엔 시간이 모자랐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선수층이 엷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학교 체육을 활성화해야 유망주를 조기에 발굴해 육상 선진국과 격차를 좁힐 수 있다"며 학교 체육의 정상화를 육상 발전의 선결 과제로 꼽았다.

오 회장은 이번 대회가 끝이 아닌 만큼 "런던올림픽을 향해 우리가 가능성을 보인 경보와 마라톤, 장대높이뛰기, 남녀 400m·1,600m 계주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선수들의 경기력은 기대를 밑돌았으나 세계 대회를 통해 국내에서 육상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른 것에 대해서는 연맹의 수장으로서 만족감을 나타냈다.

오 회장은 "육상에 대한 뜨거운 성원을 현장에서 보면서 국민이 육상을 사랑하게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10-10'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그 이상을 얻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에서 심판으로 활동한 국내 400여 지도자들과 대표 선수들이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시각 자체가 많이 달라졌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 육상의 일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회장은 마지막으로 "2007년 오사카 세계대회가 끝난 뒤 일본 육상의 등록 선수가 1만 명 이상 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도 그런 붐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면서 "앞으로 '누구의' 문제가 아닌 '무엇이' 문제인지를 놓고 육상인과 치열하게 논의해가겠다"고 다짐했다.

최미화 기자 ma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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