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시는 숨은 도심 보석을 찾아 나서라

9일간의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잔치는 끝났다. 그러나 그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대회 기간 중 대구를 찾은 대회 참가자들과 관광객들은 '도심 탐방 골목 투어'를 통해 대구 도심의 숨겨진 모습들을 보고 놀라며 탄성을 지르는 등 무뚝뚝하고 재미없는 도시로 여겼던 대구의 아기자기한 맛과 재미를 만끽했다. 소문은 입을 통해 밖으로 퍼졌고 전국 지자체와 정부기관 등의 방문이 이어져 대구의 새로운 대표 문화 상품이 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대구는 변변한 볼거리 없는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외지인은 물론 대구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관광객들은 가까운 경주나 안동 등지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대구는 6'25 한국전쟁의 포화도 비켜간 곳이어서 100년 넘은 옛 모습들을 어느 지역보다 많이 간직하고 있다. 도심에는 근현대사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이상화 고택과 서상돈 생가, 조선 제일의 약령시장, 계산성당과 옛 제일교회, 동산병원 내 선교사 박물관과 3'1 독립만세 운동길 등 근대 문화유산이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많은 '도심 보물'은 방치돼 오다 2008년 '도심문화 탐방 골목 투어' 추진으로 재발견됐고, 이번 육상대회로 전국적 관심을 끌었다.

대구시는 도심에 숨겨진 이런 보석들을 잘 캐내어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관광객 유치와 대구 이미지 개선에 도움되도록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대구는 사통팔달 교통이 편리하고 물가도 다른 도시보다 싼 편이어서 경쟁력이 충분하다.

이미 대구는 1996년 담장 허물기 사업 이후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면서 담장 허물기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켰고, 이 아이디어를 중국 등 해외로도 수출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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