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정치권을 혼돈에 빠뜨린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정치권의 반성을 촉구하면서 본인은 현장정치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표는 내달 초 국회 밖에 대권 행보를 본격화하기 위한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국회 본회의 출석에 앞서 박 전 대표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율 급등에 대한 질문에 "이번 상황을 우리 정치권이 새 출발을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답했다. 언론이 안풍(安風)에 대해 기존 정치권에 대한 염증, 새 인물에 대한 갈증, 헌신과 변화를 추구하는 안철수 개인의 경영철학에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나서다.
하지만 박 전 대표도 안철수 바람이 신경 쓰이는 눈치다. 이날 오후 인천고용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 기자가 잇따라 안철수 현상에 대해 묻자 "병 걸리셨어요?"라고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불쾌해했다. 곧바로 "오늘은 고용센터에 왔으니까 정치 얘기는 그만하고 고용과 복지 얘기를 좀 하죠"라고 말을 돌렸지만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현장에 계신 분들의 목소리를 담아 (현재의) 복지정책이 도움되도록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제가 생각하는 정책과 관련해 현장 목소리를 듣는 만남을 계속 늘려나가겠다"고 스킨십 행보를 예고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박 전 대표의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친이, 친박, 소장파 등 계파 없이 이구동성이다. 박 전 대표가 직접 나서 당의 변화에 앞장서고, 인의 장막에서 벗어나 소통을 늘려달라는 요구다. 일부는 지금부터 현장정치 강화와 함께 정책보따리를 빠른 시일 내 풀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는 대외 행보가 많아질 것에 대비해 지금의 국회 비서진을 확대 개편한 사무실을 낼 예정이다. 한 측근은 "정책발표와 대민접촉 행보가 확대될 것"이라며 "구체적 시점을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런 흐름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안철수 신드롬으로 촉발된 정치권의 대권 흐름을 앞당기는 결과를 낳을 전망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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