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고개 무침회가 전국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그 매력은 매운맛에 대한 오묘한 이끌림이다. 매움이 매움을 불러오는 강한 중독성이 특징이다. 처음엔 '소문과는 달리 별로 맵지 않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입, 두 입 먹을수록 입안에서 매운맛의 강도가 높아진다. '호호'하면서도 강력한 감칠맛으로 인해 중단할 수 없다. 이것이 반고개 무침회의 매력이다.
◆20년 단골손님
"저희 모친은 20년째 단골이시고요, 저도 어릴 때부터 늘 따라와 입맛을 익히던 곳이지요."
김성훈(38'여수시 봉계동)'노희주(33) 씨 부부가 푸른 회 식당에서 모친 김숙겸(65) 씨와 함께 점심을 먹고 있었다. LG 계열 회사원인 김 씨는 직장을 따라 6년 전 대구에서 여수로 이주했다. 모처럼 고향 집에 오는 길에 모친이 즐기는 무침회를 먹기 위해 이곳으로 직행했다. 노 씨는 "여수에서는 도저히 이런 맛을 맛볼 수 없어서 대구에 오면 곧바로 이리로 달려온다"고 말한다. 무침회 맛이 간절해지면 가끔 여수까지 택배로 신청하는 무침회 마니아 가족이다. 김숙겸 씨는 "20년째 단골로 드나들지만, 늘 매콤새콤한 게 한결같은 맛으로 반겨준다"고 소감을 말한다. 특히 김 씨는 "이 집은 주인의 고향인 구미 해평에서 쌀과 양념재료를 가져와 쓰기 때문에 믿을 만하다"고 말한다. 20년째 단골로 드나들면서 안주인 김명희 씨와 함께 장애인단체 후원 봉사를 하는 등 지역사회 봉사에도 앞장서고 있다.
◆경조사 단골 메뉴
무침회는 대구경북사람들의 경조사에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다. 그 독특한 맛 때문에 각종 단체 모임, 체육대회, 등산, 결혼식, 장례식, 돌잔치 등 언제 어느 곳에서나 사랑받고 있다. 전화로 주문하면 퀵서비스나 택배로 즉시 배달해 준다. 단체로 많은 양을 주문하면, 주인이 직접 배달에 나선다. 스티로폼 상자에 오징어와 야채, 양념, 상추 등을 포장해서 배달하기 때문에 받아서 버무리기만 하면 된다. 식당 주인들은 "다른 야채를 더 넣거나 하면 맛이 없어질 수도 있어 배합해준 양 그대로 버무려야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당부한다. 때로는 서울과 제주도 등 먼 곳에서도 주문이 온다.
◆소문난 식당
▶호남원조식당=40년 역사를 갖고 있다. 구 호남식당 자리에서 박순노(69) 씨가 오랫동안 영업하다가 맞은편 현재의 장소로 이전했다. 이 골목에 가장 먼저 정착해 원조식당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매일 아침마다 오징어를 삶고 싱싱한 재료를 사용한다. 오랜 역사답게 독특한 맛으로 단골손님이 많다. 도시철도 2호선 반고개역에서 내리면 골목 가장 안쪽에 있다.
▶똘똘이 식당=호남 원조식당과 역사가 비슷하다. 위치는 새길시장 건너 반고개 구길로 들어서면 첫 번째 집이다. 오랜 역사답게 겉모습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단골손님들은 "오히려 이러한 분위기가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의성 무침회 식당=골목의 중간쯤 있다. 노란색 간판이라 쉽게 눈에 띈다. 규모가 크고 현대식 건물이라 단체손님이나 젊은 층이 많이 찾는다. 무침회와 함께 계란탕과 납작 만두가 인기다.
▶푸른 회 식당=네티즌들로부터 가장 인기 있는 집이다. 김명희(57) 사장의 넉넉한 인심으로 많은 단골손님들을 확보하고 있다. 주말과 공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늘 손님들이 붐빈다.
◆무침회 식당촌
푸른 회 식당 053)552-5040/ 원조 반고개 무침회 556-995/ 충무 556-9822/ 호남 557-5451/ 반고개 무침회(구 삼영식당) 567-4123/ 똘똘이 566-5738/ 대궁 565-4770/ 구호남 556-1307/ 마산식당 566-9212/ 대교 회 557-1652/ 의성 무침회 556-8100/ 늘푸른 무침회 567-4122/ 동아 무침회 552-1399/ 홍솔 무침회 563-7708/ 군위 무침회 557-5579.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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