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스타디움 문화공연장으로 활용 가치 충분

음향 등 업그레이드…지역 문화계 방안 제시

전 세계인의 축제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대구스타디움을 문화공연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역 문화계에서 나오고 있다.

대구스타디움을 시민들이 즐겨 찾는 문화공연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면 세계육상대회가 끝난 뒤 대구스타디움이 막대한 예산만 잡아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는데다 공연문화중심도시를 표방하는 대구의 도시 브랜드와도 일맥상통한다는 이유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역 문화계 인사들 가운데에는 별도의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서도 대구스타디움을 문화공연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대구 동구문화체육회관 박준기 사업팀장은 "방송사가 여는 것과 같은 열린 음악회를 대구스타디움에서 여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본다. 지역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관악을 중심으로 실력 있는 오케스트라와 지역의 성악가, 퓨전국악 등이 함께 곁들여진 갈라쇼 형식의 공연을 스타디움에서 자주 여는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조명과 음향, 무대 등에 대해 대구시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자세만 뒤따른다면 큰 예산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나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등은 이미 자체 예산으로 운영되는 만큼 일부 작품을 야외인 대구스타디움으로 분산 공연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 팀장은 "야외공연장으로는 두류공원 코오롱 야외음악당이 있지만 무대를 새롭게 일일이 설치해야 하는데다 야외음악당 구조가 경사가 있어 한계가 있다"며 "대구스타디움에 중앙무대만 잘 만들면 공연 관람은 물론, 공연 실황을 음반이나 DVD 등으로 만들어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고 했다.

지역에 산재돼 있는 아마추어 예술팀을 위해 대구스타디움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달성문화재단 김재만 정책실장은 "대구시에서 여건만 조성하면 경기장 내 빈 공간을 아마추어 예술팀 동호회 연습실이나 제작실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청에서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교통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수성못에서의 생활축제보다 대구스타디움을 이용한 축제를 여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또 대구문화재단이 지원하는 팀이나 찾아가는 문화행사 등을 대구스타디움으로 유도하고 1년에 1, 2차례 팀들을 모아 축제를 여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대구스타디움이 교통편이나 먹거리 등이 빈약한데 버스를 증편하고 인근 공터에 먹거리촌을 만들어 대구스타디움 주변을 올레길로 개발한다면 관광상품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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