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나와 같이 알아줄 사람은/ 경상도 그 청년 한 사람뿐입니다/…/ 구수한 사투리에 매력이 있어/ 단 한 번 극장 구경을 하였습니다// 내 가슴에 감춘 사랑 바칠 사람은/ 경상도 그 청년 한 사람뿐입니다/ 유모어는 없어도…/ 단 한 번 데이트를 하였답니다.'
가수 김상희가 불러 인기를 얻었던 흘러간 옛 노래다. 경상도 남자가 한때는 노래의 대상이 됐을 만큼 매력적이었나 보다. 그렇지 못하고 재미없는 경상도 사람의 모습도 있다. 귀가해 아내에게 '밥 묵었나? 아는? 자자!'라는 단 세 마디만 하는 사람 역시 경상도 남자라는 우스개가 그것이다.
경상도는 복합적 뉘앙스를 가진 '보리문디(문둥이)'라는 별칭도 있다. 삼국시대 '고구려는 수수, 백제는 쌀, 신라는 보리를 주식으로 했다'는 데서 알 수 있듯, 이는 신라 땅 경상도 사람들이 보리 등 영양가 없는 식사와 가난으로 얼굴 상이 찌든 데서 나온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 별칭이 경상도는 문재(文才)가 많은 곳이란 의미의 '문동'(文東)에서 나왔거나, 영리한 아이가 많았다는 '문동'(文童)에서 유래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런 경상도는 영남(嶺南) 즉 오늘날 대구시'경북도, 부산시'울산시'경남도 등 5개 시'도를 아우르는 곳. 기록을 보면 영남과 경주'상주에서 따온 경상도(慶尙道)는 고려 때 생긴 듯하다. 옛날 진한과 변한, 가야 땅이 통일 신라로 하나가 된 이후 고려'조선을 거치면서 한뿌리가 된 경상도는 낙동강을 중심으로 동쪽은 좌도(한양에서 보면 왼쪽), 서쪽은 우도(〃오른쪽)로 몇 차례 분리와 통합을 거듭했다.
1896년 경상남북도로 갈라서고 지금처럼 5개 시'도가 된 이후 '5색의 경상도'는 지방자치제로 독자의 색(色)을 보이면서 각자의 길을 걸었다. 특히 위천국가공단 조성 및 동남권 신공항 유치 문제 등을 두고 5색은 드러났다. 선거와 정치적 성향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안철수 현상'으로 보수 지역으로 손꼽혔던 경상도의 정치 지형도가 변화될 조짐을 보이는 것 같다.
부산경남권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인물의 부상에 따른 박근혜 등 기성 정치인 그룹에 대한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역사 발전에 많은 역할을 함께했던 경상도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어떤 길을 걷고,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다.
정인열 논설위원 oxe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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