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내 라면 1963년 첫 등장… 제품 변천사는

15일은 '라면데이'였다. 이것은 1963년 라면이 처음 우리나라에 상륙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정해진 날이다. 처음 라면을 들여온 것은 '삼양'이었다. 일본의 묘조(明星) 식품에서 시설과 기술을 도입해 '삼양라면'을 내놓은 것이 국내 라면의 효시인 것. 출시 당시 가격은 10원이었다.

일본 라면이 한국에 들어오게 된 것은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한다. 삼양라면을 설립한 전중윤 명예회장이 서울 남대문시장을 지나가던 중 사람들이 꿀꿀이죽을 사먹기 위해 줄을 서 있는 것을 보고 국내 식량 자급문제해결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일본에서 보았던 편리하고 쉽게 먹을 수 있는 라면의 국내 생산을 계획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초기의 삼양라면은 미곡 중심의 식생활에 익숙하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낯설었고 맛 또한 싱겁고 느끼해 호응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가 1965년 식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혼분식을 장려하기 시작하면서 제2의 주식으로 자리잡았다. 얼큰한 맛의 수프를 개발해 국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췄고, 물과 김치만 있으면 언제든지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간편함이 인기 비결이었다.

삼양식품은 1972년에 국내 최초의 용기면 '컵라면'을 내놓았으나 시대를 앞서간 탓에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본격적인 용기면 시대는 1981년 '농심 사발면'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1980년대 라면시장은 농심. 삼양.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빙그레의 5강 구도로 형성됐다. 농심은 1980년대 초반 '너구리' '안성탕면' 등을 연속으로 히트시켜 1985년 라면시장 1위에 올랐고, 1986년에는 '신라면'을 출시하면서 라면업계 최강자 자리를 굳혔다.

어려웠던 시절 배고픔에 시달리던 국민들의 배를 채워주던 라면은 이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사 대용, 출출함을 달래는 야식으로 사랑 받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카레라면, 짜장라면, 치즈라면, 스파게티면 등으로 다양해졌고, 라면의 사용처 역시 떡볶이, 부대찌개 등 각종 음식의 부재료로 무한 확장됐다. 이제 국내 라면은 국민 대표음식을 넘어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전 세계 95개국(2억달러)에 수출하는 효자 상품으로 성장했다.

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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