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다 가졌으되 못가진줄 아는 찌질이들의 하이킥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평일 오후 7시 45분

현대인은 평균적으로 어느 시대보다 높은 삶의 질을 누리고 있지만 상대적인 불만과 불안은 강하다. 살을 빼지 못해 안달하면서 늘 '먹고사는 일이 걱정'이고, 제 집 마련은 못해도 멋진 자동차를 굴리려 한다. 동물들은 굶어 죽지만, 사람은 너무 많이 먹어 비만으로 인한 질병에 시달린다. 배는 부르지만 생각이 고픈 것이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평일 오후 7시 45분 방영하는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편은 서울 노량진에 이웃한 단독주택 두 채를 배경으로 빈곤 속에서도 지지고 볶으며 폼나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 최고의 의대를 자기 발로 나와 그냥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조금은 엉뚱한 보건소 의사, 뇌보다 근육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열혈 체육교사, 좀 모자라 보일 정도로 착한 국어교사와 남들이 다 가는 길을 별로 재미없어하는 엉뚱 발랄한 여고생이 이웃해 산다.

이적(35)은 '차도남'(차가운 도시의 항문치료남)으로 극 전체의 화자이자 극중 항문외과 의사. 반복되는 항문 진료에 진력이 나서인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시니컬하고 염세적이다.

박지선(27)은 고등학교 영어 교사로 피부가 굉장히 약하고 민감해서 항상 챙 넓은 모자를 쓰고 다닌다. 도도하고 까칠한 성격에 자기 일을 남한테 미루는 깍쟁이다. 고영욱(33'고영욱)은 노량진 고시원에서 몇 년째 9급 공무원 시험 준비 중인 고시생. 가난한데 식탐이 있어 소고기 장조림 하나에도 목숨을 건다.

강승윤(20)은 경주의 한의원집 아들로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한다. 거지 신세가 된 내상네 식구들에게 먹을 걸 준 인연으로 종석과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멍하지만 의리 있고 착해 좋아하는 사람한테 생각 없이 퍼주는 스타일이다.

줄리엔강(31)은 고등학교 원어민 교사로 요리에 재능이 있고 심지어 뒤늦게 배운 한식도 블라인드테스트에서 유선을 이길 정도로 잘 만든다. 언젠가 한번 목욕탕에서 때를 밀었다가 그 황홀감에 중독됐다. 그 후 때밀기 마니아가 됐고, 때밀이 아저씨와 끈끈한 우정을 나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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