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솔솔 불면, 거리 포장마차에서는 맛깔스러운 순대가 행인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순대는 수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유한 음식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언제부터 순대를 즐겨 먹기 시작했던 것일까? 순대는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을까. 22일 오후 7시 30분 방영하는 KBS1 TV '한국인의 밥상-백성의 인심을 담다, 순대' 편에서는 서민의 기호식품으로 사랑받는 순대의 역사와 그 맛의 비밀을 살펴본다.
전주 이씨 평장사공파 집안은 대대로 전통주인 문배주와 감홍로주를 빚어온 종가다. 서너 달에 한 번씩 술을 내리는 날이면 그에 어울리는 안주를 올려야만 했다. 그런데 이 주안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것이 순대다.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특별한 날, 특별한 손님에게만 대접했다던 그 귀한 상차림을 소개한다.
두 개의 개울이 합류한 곳이라 '아우내' 라고 불리던 천안시 병천면. 이곳에서 순대는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을까?
"먹고 살려고 순대를 만들었지만 나는 순대가 아직도 좋아."
50여 년 전, 가족의 생계를 위해 5일장이 서면 순대를 만들어 팔고 지금까지 순대에서 손을 떼지 않는 이정애 할머니와 어머니의 대를 이어 순대를 만들고 있는 3형제까지 병천순대의 역사를 돌아본다.
경기 용인시 백암면은 조선시대부터 영호남에서 한양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하는 지역이었으며, 전국에서 5번째로 큰 규모의 우시장이 열렸고 보부상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추위와 배고픔을 이겨내며 소를 끌고 왔던 사람들. 그들이 막걸리 한 잔에 피곤한 몸을 추스를 수 있었던 것은 거기 순대국밥이 있었기 때문이다. 보부상의 발길 따라 입소문을 타고 전국적으로 퍼지게 된 백암순대의 맛을 따라가 본다.
1960년대 후반, 양돈 사업이 기업화되면서 돼지고기는 물론 부속물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고, 순대의 속에 저렴한 당면을 넣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순대의 형태가 되었다. 그 인기를 타고 생겨난 것이 바로 신림동 순대타운이다. 서민들의 주린 배를 채워 주던 음식에서 현재 젊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기까지, 순대의 여정을 살펴본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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