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박의 작명탐구] 전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

노(老)신사의 아름다운 비행(飛行)

몇 달 전 케이블 채널의 한 토크쇼에서 한국계 미국 저널리스트 유나 리(Euna Lee)와의 인터뷰를 시청한 적이 있다. 지난 2009년, 유나 리와 로라 링(Laura Ling)은 탈북자 문제에 관한 취재를 마치고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 돌아가려는 도중 국경을 넘었다는 이유로 북한군에게 체포됐다. 140일 동안 억류된 뒤 북한 중앙재판소로부터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말이 노동교화지, 열악하기 짝이 없는 환경에서 노예보다 못한 대우를 받으며 강제노동을 해야 하는 참혹한 형벌이다. 게다가 건장한 남자도 몇 년을 넘기지 못하는 형벌을 여성들에게 내렸으니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판결이었다.

다시는 사랑하는 가족들을 만날 수 없으리라는 생각에 실낱같은 희망마저 사라지려던 찰나, 두 기자에게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바로 미국 전 대통령인 빌 클린턴이 북한을 방문한 것이다. 자국민을 석방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 때문에 방북기간 동안 늘 무표정으로 일관했던 클린턴은 유나 리와 로라 링의 특별사면이 허가되자, 그제서야 환한 웃음을 지으며 자유를 되찾은 두 사람을 그의 넓은 가슴으로 안아주었다.

미국에 도착한 뒤, 여기자들이 가족들과 먼저 상봉할 수 있도록 자신은 비행기에서 조금 늦게 내려오고, 각종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도 자신은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듯 조용히 집으로 돌아간 클린턴 전 대통령. 부적절한 관계로 미국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기도 했지만, 재임기간 중 가장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낸 능력과 인간미는 부정할 수 없는 그의 매력이 아닐까.

빌 클린턴(Bill Clinton)은 1946년 8월 19일 아칸소 주(州)에서 태어나 46세에 미국 42대 대통령이 됐다. 그의 본명은 윌리엄 제퍼슨 블라이드 4세인데, 현재의 이름인 빌 클린턴은 그의 친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양아버지인 로저 클린턴의 성을 따라 1962년부터 법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름이다. 그가 성인이 되기까지 세 사람의 양아버지가 있었으니 복잡한 환경을 가진 가정에서 성장한 것으로 생각된다.

문화적인 차이는 있겠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어머니가 재가해도 자녀들이 양아버지의 성을 따르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성과 이름을 개명하는 일이 종종 있으니 격세지감이다. 사람의 부르는 이름은 몇 개를 사용하던 상관이 없다. 그중에 가장 많이 불리는 이름이 중요하다. 그의 이름 '빌 클린턴' 은 음운(音韻)이 수(水), 목(木), 화(火)로 구성된 이름으로 그의 사주에 재성(財星)과 상관(傷官)으로 작용하며, 성격이 활동적이고 재능이 뛰어나 어려서부터 다재다능하다는 말을 듣는 사람이 많다. 또한 부지런하고 합리적인 성격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성공을 거두며, 명예로운 직업을 가지거나 사업을 해도 좋고 남성은 현처를 만나 행복한 삶을 누리는 사람이 많다.

소년시절부터 많은 재능을 보인 그는 15세 때 우수학생으로 뽑혀 백악관을 방문, 케네디 대통령과 악수를 하며 정치가가 될 결심을 하였고 미국 최연소 주지사를 거쳐 대통령이 된 사람이다. 두 여기자를 석방시키기 위해 전세기를 타고 북한으로 날아가 그들의 집이 있는 캘리포니아로 데려온 멋진 노신사,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공무수행으로 많은 비행을 했겠지만 이만큼 아름다운 비행(飛行)이 또 있었을까. www.giln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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