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생과 초등학교 6학년생 두 자매를 둔 김영주(43'여'대구시 달서구) 씨는 큰딸의 고교 진학 문제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자신이 고교에 입학할 때와 달리 고교 유형이 다양해지고 전형 방법도 간단치 않아 혼란스러운 것. "자율형 사립고, 자율형 공립고 등 학교가 다양하니 헷갈릴 수밖에요. 원서 쓰는 시기도 다르고 지망 학교도 여러 개 적는다는데 아이 장래를 위해 어떤 선택이 유리한 건지 감이 잡히질 않네요."
고교 선택권이 확대 추세인데다 고교 유형이 다양해지면서 자녀가 진학할 고교를 골라야 하는 중3 학부모들은 고민이 크다. 어떤 고교를 선택하는 것이 자녀의 미래를 위해 유리한지 좀처럼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 첫 아이를 고교에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은 더욱 부담스럽다. 대구시교육청이 8, 9일 마련하는 '제2회 고입 박람회'(대구EXCO 3층 전시실)는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하다. 고입 정보를 한 자리에 모은 이번 박람회에서 찾아봐야 할 부스와 참가 고교 중 특색 있는 곳을 미리 살펴봤다.
◆박람회 미리 보기
이번 박람회에는 영재학교인 대구과학고와 대구체고를 제외한 대구 모든 고교 90개교가 홍보 부스를 연다. 정확하고 자세한 고입 정보를 원하는 학생, 학부모를 위해 마련한 자리다. 각 고교별로 입학 안내 부스를 열어 학교별 건학이념, 교육과정, 특색있는 교육 프로그램, 통학여건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고교별 부스를 돌아보기 전 들러볼 만한 곳은 대구시교육청이 마련한 진로 설계 부스. 이곳은 세 개 분야로 구분돼 있어 차례로 들르면 진로 선택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첫 부스는 '자기 이해 과정'을 다루는 곳이다. 홀랜드적성검사를 받은 뒤 결과를 보면서 현장에 상주하는 진로상담교사와 얘기를 나눠볼 수 있다. 두 번째 부스는 고교 배정 제도, 고교 유형과 그에 따른 지원방법 등 고입 정보를 한 자리에 모아둔 곳. 박람회를 돌아보기 전 이곳만 찾아도 고교 선택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구성된다. 세 번째 부스는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보는 공간. 장래희망을 적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비전 보드'(Vision Board)에 계획을 써보면서 진로를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다.
시교육청 교육과정운영과 한숙원 장학사는 "예전과 달리 점점 진로와 진학이 별개가 아니라 함께 가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추세"라며 "자신의 적성을 알고 진로를 정한 뒤 어느 고교에 진학하는 게 꿈을 이루기 위해 유리한지 판단해야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기(前期) 고교
경북기계공고는 대구에서 유일한 마이스터고다. 원서 접수는 10일부터 14일까지다. 이곳에 입학하면 ▷3년간 학비 면제와 장학금 지원 ▷해외 기술 체험 연수 지원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 교육 집중 지원 등 다양한 특전이 주어진다.
자사고는 학교 건학이념에 따라 다양하고 특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과 학사운영 등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고교. 대구 자사고는 계성고, 경신고, 대건고, 경일여고 등 4개교로 24일부터 27일까지 원서를 받는다. 다만 다른 전기 학교와 동시에 지원할 수는 없고 연간 학비가 420만원 정도로 일반계고보다 약 3배 비싸다.
자사고 신입생 선발은 두 단계를 거친다. 1단계 전형에서 3학년 1학기까지의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 5개 과목 교과성적과 출결사항으로 모집 정원의 1.5배수를 뽑는다. 2단계는 자기주도학습전형. 1단계 점수와 학생부, 학습계획서, 교사추천서 등 서류평가로 정원의 70%를 우선 선발하고 나머지는 면접 점수를 더해 채운다.
대건고 이대희 교사는 "급변하고 있는 대입 제도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자사고"라며 "내신성적의 대입 실제 반영비율이 낮아지고 있어 입학 후 내신성적 경쟁 부담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특목고인 경북예고, 대구외고는 24일부터 원서를 접수한다.
◆후기(後期) 고교
후기에 입학전형을 하는 고교는 추첨배정 일반계고가 대부분. 12월 12일부터 15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하지만 선지원 일반고, 자율형 공립고, 예술'체육중점학교 등 전형시기와 방법, 교육과정 등에서 차이가 있는 고교들이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선지원 일반고에는 포산고, 현풍고, 다사고, 달서고에다 이번에 대구중앙고가 새로 포함됐다. 일반전형 일정은 추첨배정 일반계고와 같지만 지역우선전형은 12월 6일부터 8일까지로 다소 빠르다.
자공고는 교육 프로그램의 특성화, 다양화로 공립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탄생한 것. 강동고, 경북여고, 구암고, 대구고, 상인고, 달성고, 학남고, 호산고 등 8개교에다 이번에 칠성고, 수성고, 대진고, 서부고 등 4개교가 추가로 자공고 간판을 달았다. 자공고는 교육과정 필수 이수단위 50%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학사 운영이 가능할 뿐 아니라 학교장을 공모제로 임용하고 교사도 100% 초빙 교원으로 채울 수 있는 등 학교 운영의 자율성이 보장된다. 신입생은 일반계고와 같이 선발, 배정하지만 추첨 배정 비율에서 차이가 있다.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갖춘 일반계고에도 눈길을 돌릴 만하다. 예술중점과정과 과학중점과정을 갖춘 고교가 그것. 도원고, 함지고, 경상고, 심인고, 경원고는 과학중점과정, 대구제일고는 예술중점과정(미술)을 2개 학급씩 운영 중이다. 과학중점 고교는 3년간 이수 과목 중 과학, 수학 과목을 40~50% 이수하도록 하고 심화수업을 별도로 실시한다. 두 과정 고교 모두 학군에 관계 없이 지원할 수 있으며 원서 접수도 일반계고보다 빠른 12월 6일부터다.
대구시교육청 교육과정운영과 관계자는 "보통 예술고교와 달리 미술 교과뿐 아니라 일반 교과 학습도 신경을 써야 한다면 대구제일고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일반계고도 학교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으니 고교 선택 전 학교 홈페이지를 반드시 방문해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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