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단군이 나라를 세운 것을 기념하는 4343주년 개천절이었다. 1909년 나철이 대종교를 창시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함께 음력 10월 3일을 맞아 개천 행사로 경축하기 시작했으니 100년이 넘었다. 임시정부 법통을 이어받은 지금 대한민국 정부도 1949년부터 음력 대신 양력 10월 3일 개천절 행사를 갖기 시작했으나 1980년대 정부의 행사 간소화 지침으로 시'도 등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주관 행사는 자취를 감췄다.
지금은 공휴일의 의미를 갖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개천절 의미는 퇴색됐지만 단군의 홍익인간 사상은 신라 천 년과 고려 500년의 팔관회 같은 제천의식, 그리고 조선조 최제우의 동학과 천도교의 인내천으로 이어져 내려온 우리 민족 고유의 정신이 됐다. 이 정신은 약육강식의 척박한 사회 분위기와 '공정경쟁'보다는 '자유경쟁'이 판치는 자본주의 환경에서 더 필요한지 모른다.
개천절은 어쩌면 대종교나 천도교 등 민족종교와 함께했기에, 서구 외래 종교와 사상이 범람하는 오늘날 더 푸대접과 무관심의 대상이 된 게 아니냐는 안타까움마저 든다.
어제와 그저께 경북 왜관의 단군전과 팔공산 정상 비로봉에선 민간단체 주최 개천절 행사가 열렸다. 왜관 행사는 자체 주최 50주년을 맞아 의미를 더했다. 내년이 10회인 팔공산 행사도 신라 오악의 하나인 팔공산, 그것도 신라 때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천제단에서 열려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역사 유래에 걸맞지 않게 천제단 주변 환경이 열악해 행사 취지와 개천 의미를 살리기에 부족함이 너무 많았다. 신라 천 년의 제천 사연을 활용, 시도민이 하나 되는 상징이자 지역 대표 개천 기념 자원이 되게 시도민과 대구시, 경북도의 관심과 지혜를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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