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활에 커피 문화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대형 브랜드점이 전국을 점령하고 있다. 외국 대형 브랜드와 국내 대그룹의 체인점이 도심지의 커피시장을 거대한 물결로 덮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조용하고 아늑한 동네 커피전문점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풍경은 사라지지 않을까?
◆커피전쟁!-대구 브랜드를 지켜라!
대구의 최고 번화가인 동성로에서 가장 흔한 상점이 뭘까? 바로 카페, 커피전문점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모퉁이마다 대형 커피전문점이 자리 잡고 있다. 가히 '커피전쟁'이라고 부를 만하다. 일각에서는 '커피시장이 포화상태를 넘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커피전문점은 하루가 다르게 불어나고 있다. 다행히 다른 지역과 달리 대구는 수입 브랜드와 대기업 브랜드보다 지역에서 성장한 토종(?) 커피 전문점이 강세다. 대구 토종브랜드 빅5는 21년의 역사를 지닌 '커피명가'를 비롯해 '다빈치 커피', '핸즈커피', '안 커피',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등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들이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커피바람' 이동호·최현미 씨 부부
"핸드 드립 커피를 주문할 때는 좋아하는 커피 종류와 농도(진하게, 보통, 연하게)를 주문하시면 입맛에 딱 맞는 커피를 만들어 드립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그랜드호텔 맞은편 롯데캐슬 정문 앞 '커피바람'은 독특한 커피 전문점이다. 이동호(51)·최현미(50) 부부는 독일에서 공부한 유학파다. 이 대표는 독일 에센공과대 출신이고, 최 대표는 부퍼탈(Wuppertal) 국립음대 출신 성악가다. 대학 강의 등 각자 전공 영역에 열심히 활동하면서 '커피바람'도 운영하고 있다.
커피와 연관된 이들의 경력은 더욱 화려하다. 10여 년의 독일 유학생활에서 귀국한 후 또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각자의 전공을 펼쳤다. 부인 최 대표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청소년 음악교육을 담당했고, 남편 이 대표는 전공을 살려 버지니아에서 모바일 전문회사에 취업, 건물 리모델링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댈러스에서 '시사 닷컴'이란 잡지사 대표를 지내는 등 경력이 화려하다. 이들 부부는 오랫동안 외국생활을 하면서 자연적으로 유럽과 미국의 전통커피 문화를 익혔다.
귀국 당시 한국에 커피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직접 멋진 커피를 선보이겠다'며 지난해 말 커피 전문점 '커피바람'을 열었다. 커피 본고장에서 터득한 해박한 지식과 핸드 드립 커피의 실력을 인정받아 정통 커피를 즐기려는 손님이 줄을 잇고 있다.
해외항공운송업체 '우성항운 대구영업소' 정천식(51) 소장과 강일순(48) 씨 부부는 커피바람의 단골손님이다. 정 소장은 "오랫동안 유럽의 커피 문화 속에 생활한 경험으로 남다른 자부심과 커피에 대한 실력이 상당하다"고 말한다. 부인 강 씨도 "최고급 원료를 사용하는데다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데 온갖 정성을 들여 커피 맛이 정말 남다르다"고 평가한다. 커피바람 이 대표는 세계적인 커피 생산국인 콜롬비아와 과테말라, 자메이카 등에서 생두를 들여와 직접 로스팅을 한다.
그리고 커피 바리스타를 꿈꾸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현장교육도 한다. 커피바람의 가장 대표적인 커피는 과테말라의 '우에우에 테낭고' 커피와 자메이카의 '블루마운틴' 등이다. 로스팅 기계를 비치하여, 현장에서 직접 드립해 준다. 커피문화 전도사를 자처하는 이들 부부는 많은 고객에게 커피의 진정한 맛을 선보이기 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 5천~9천원 수준이면 명품 핸드드립 커피를 맛볼 수 있다. 테이크아웃은 더 부담 없는 가격이다. 이 대표는 "명품 커피를 경제적이면서도 품위 있게 마시도록 하는 게 커피바람의 정신"이라고 말한다.
이홍섭기자 사진·이채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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