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과 부산은행 간 영남권 시장 패권을 둘러싼 진검 싸움이 시작됐다.
대구은행의 본격적인 부산, 경남 시장 공략에 맞서 부산은행도 대구에 10년 만에 지점을 개설하는 등 맞불 작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최대 지방은행인 대구와 부산은행의 영업전이 내년 이후에는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방 공략 나선 대구와 부산은행
부산은행은 연내 대구영업부를 달서구 감삼동 수송빌딩 1층에 개설할 예정이다. 부산은행은 1992년 범어네거리에 지점을 열었지만 2002년 철수한 전례가 있어 10년 만에 대구 시장 재공략에 나서는 셈이다.
부산은행이 대구 금융 허브인 범어네거리를 포기하고 부도심인 두류네거리를 택한 것은 상대적으로 낮은 임대비용과 성서공단, 도심을 아우를 수 있는 곳인 두류네거리를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은행이 입점할 것으로 알려진 수송빌딩은 대구은행 광장지점 맞은 편에 자리 잡고 있다. 달구벌대로 왕복 10차로 도로변에 위치해 있고 도시철도 2호선 감삼역 입구에 자리 잡아 접근성이 양호하다.
이곳은 대구은행 광장지점과 두류동지점 두 곳이 건재한 지역이지만 성서공단이라는 여신 가능 지역을 노렸다. 부산은행은 12일 상원고(옛 대구상고) 출신의 금정섭 대구지점장을 발령했다.
대구은행은 한발 앞서 부산'경남 공략에 나섰다.
5월 부산'경남 지역 영업 강화 차원에서 동남본부를 신설했고 내달 부산의 심장부인 해운대 센텀시티에 지점을 연다. 지식산업단지가 들어선 센텀시티의 여신을 노린 것이다.
현재 대구은행은 서면과 가까운 부산영업부, 사상공단 인근의 서부산지점이 있으며 연내 녹산지점을 개설할 예정으로 있다. 또 울산에도 1개 지점 외에 8월 추가로 지점을 개설하는 등 경남 지역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부산대병원과 부산대 캠퍼스가 들어선 양산과 농공단지가 몰려 있는 김해 지역에도 지점 개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쟁의 승자는
대구와 부산은행의 경쟁은 돈줄인 공단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대구은행이 지점 개설을 추진 중인 녹산공단의 경우 부산은행의 여신 규모는 2조원대. 대구은행이 성서공단에서 1조5천억원대의 여신을 도맡고 있는 것보다 큰 규모다. 부산은행이 달서구에 대구점을 개설하는 이유 중 하나도 성서공단이다.
일단 공략 지역 지점 규모 면에서는 대구은행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개설 예정 지점을 포함해 부산'경남'울산 지역에 6개 지점을 두고 있지만 부산은행은 3곳에 그치고 있다.
특히 부산'경남 지역에 대구경북 출신 기업인이 많다는 것도 대구은행의 강점으로 꼽힌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부산'경남 기업인 중 대구경북 출신 비율이 상당히 높고 이들이 대구은행을 거래은행으로 삼는데 거부감이 없어 시장 진입이 용이하다"며 "영업망을 갖춘 만큼 부산'경남 거래규모가 큰 폭으로 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본의 집적소 서울에서는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대구은행은 현재 서울에 3개(서울영업부, 강남영업부, 여의도지점)의 영업점을 가지고 있다. 당초 올해 안으로 서울 강남 양재에 지점을 개설하는 것을 검토했었지만 최근 금융위기로 개점 계획이 유보된 상태다.
부산은행은 강남과 여의도, 시청 등 3개 영업점에 이어 연내에 구로공단에도 지점을 낸다는 전략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대구와 부산은행 모두 금융지주회사를 만들고 몸집 키우기에 들어간 만큼 영남권 전체 시장을 둔 지점 추가 개설 등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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