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의 체육 정책이 잘못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민들은 학교, 실업팀의 연계를 통한 선수 육성(일자리 창출)과 삶의 활력을 위한 생활체육의 육성을 바라고 있으나, 경북도체육회는 타 지역 출신 우수 선수를 영입, 전국체전 성적 올리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경북도가 올해 전국체전에서 거둔 금메달 획득 현황을 분석해 보고, 경북도체육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진단해 본다.
(상)무늬만 경북인 전국체전 성적
이달 6~12일 7일간 경기도에서 열린 제92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경상북도는 16개 시'도 간 순위에서 4위를 차지했다. 애초 3위를 목표로 출전했기에 불만스런 성적으로 보이지만, 객관적인 전력상 경북은 더 이상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문제는 경북도체육회가 현실과는 거리가 먼 체육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세계화 추세에 발맞춰 지방자치단체들이 국제대회 유치와 스포츠 교류에 힘을 쏟고 있지만 경북은 성적 내기를 통한 전시 행정에 골몰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번 체전에서도 경북은 3위에 입상, 시상식 때 도지사를 모시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이를 공공연히 알려 빈축을 샀다. 체육 전문가들은 "대다수 도민들이 전국체전의 성적에 관심이 없는데 도체육회만 성적에 집착하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이번 전국체전 결과를 들여다보면 경북도 체육의 허상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경북이 딴 금메달은 모두 79개로, 일반부에 59개(전체의 75%)가 편중돼 있다. 고등부에선 15개, 대학부에선 5개의 금메달만 나왔다. 특히 일반부에서 나온 금 59개 중 49개(전체의 83%)는 타 지역 출신 선수들에 의해 수확됐다. 이 때문에 경북은 고액 연봉의 '국내 용병'들을 영입해 체전 성적을 높였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번 체전에서 4관왕에 오른 체조의 조현주와 핀수영의 김보경은 울산 학성여고와 경기 분당대진고를 나왔다. 또 3관왕에 오른 핀수영의 김현진과 수영의 장희진(이상 경북도청)은 서울 출신이다. 금 2개씩을 수확한 육상 스타 김하나(안동시청)와 정혜림(구미시청)은 인천과 부산에서 학교를 다녔다.
일반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경북 출신 선수는 ▷체조의 김수면(포스코건설'포철공고) ▷트라이애슬론의 장윤정(경북체육회'경북체고) ▷레슬링의 김정섭(칠곡군청'경북체고), 김재강(성신양회'오천고) ▷태권도 영천시청 소속의 정요한'이민주'전찬미 ▷육상의 김건우(문경시청), 강성모(안동시청'이상 경북체고) 등 9명뿐이다.
이번 체전에서 10위를 차지한 대구 경우 금메달이 일반부 13개, 고등부 31개, 대학부 12개로 분포돼 있다. 이는 대구가 고등부를 중심으로 지역의 체육 유망주를 발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경북은 지나칠 정도로 일반부 중심으로 체전 성적 올리기에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체전 종합 순위에서 대구는 종합 득점 3만5천246점을 얻어 10위에 머물렀지만 고등부는 1만4천309.5점을 획득해 3위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종합 순위 4위(4만502점)의 경북은 고등부에서 1만1천559.1점을 얻어 9위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체육 관계자들은 "경북의 적당한 체전 성적은 고등부에서 거둔 9위 정도다"며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체전 성적에 연연해 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구처럼 학교 체육을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실업팀의 타 지역 출신 A급 선수 1명이면 경북 출신 C급 선수 3명을 둘 수 있다"며 "고교'대학과 실업팀 연계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현재의 실업팀 운영 방식은 수정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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