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마스, 이' 피랍병사 5년만에 석방

하마스, 이' 피랍병사 5년만에 석방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납치돼 5년간 가자지구에 억류됐던 이스라엘 길라드 샬리트 병사가 '포로 맞교환' 방식으로 18일(이하 현지시간) 석방됐다.

할리우드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라이언과 자주 비교될 정도로 국제사회의 관심을 모았던 샬리트가 마침내 '자유의 몸'을 얻은 것이다.

이에 따라 샬리트는 팔레스타인에 붙잡힌 이스라엘 군인 중에 26년 만에 자국으로 귀환한 첫 생존 군인이 됐다.

샬리트는 이날 오전 복면을 한 하마스 대원의 경호 속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가자지구에서 국경을 넘어 이집트 시나이반도로 이동한 뒤 이스라엘에 무사히 도착했다.

하마스 대표단은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연결하는 라파 국경소 부근에서 이집트 중재자들에게 샬리트의 신병을 넘겼고, 그들은 샬리트를 이스라엘 당국자들에게 인계했다.

샬리트는 이후 헬기를 타고 이스라엘 중부의 군 기지로 이동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가족을 만난 뒤 이스라엘 북부에 있는 고향으로 이동했다.

샬리트는 석방 후 이집트 국영TV와 인터뷰에서 "건강은 좋다. 집으로 가게 돼 매우 기분이 좋다"며 "1주 전에 하마스로부터 석방 소식을 들었고 가족과 친구들이 매우 그리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하마스로부터 1주일 전 풀려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혹시 계속 억류되거나 일이 잘못될까 봐 겁이 났었다며 이번 맞교환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국 간 평화 증진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체크무늬 셔츠를 입은 그는 조금 피곤해 보이기는 했지만, 이따금 미소를 지었으며 대체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샬리트 고향인 이스라엘 북부도시 미츠페 힐라의 집 근처 도로는 경찰이 통제한 가운데, 입구 주변에서는 수십명이 샬리트의 사진이 담긴 티셔츠를 입고 이스라엘 깃발을 흔들며 환영했다.

이와 동시에 샬리트의 석방 대가로 팔레스타인 수감자 477명도 이날 버스를 타고 이동해 국경선에서 풀려났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11일 샬리트의 석방 대가로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인 1천27명을 풀어주기로 합의했다. 이날 여성 27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인 477명이 1차로 풀려났으며, 두 달 이내에 550명이 2차로 석방된다.

1차로 풀려날 팔레스타인 재소자 중 일부는 요르단강 서안지구나 가자지구로 돌아가며, 그 나머지 약 40명은 터키나 카타르, 시리아 등 제3국으로 추방된다. 석방자 명단 가운데는 2002년 이스라엘 해안도시 네타니아 호텔에서 30명을 숨지게 한 자살폭탄테러와 관련해 복역 중인 나세르 야타이마 등 폭탄 테러범이 다수 포함돼 있다.

그러나 서안지구 출신의 재소자 200명 이상이 자신의 고향이 아닌 가자지구로 보내질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여성 2명이 가자행을 거부하고 이집트행을 요구하면서 맞교환 절차가 잠시 늦춰지기도 했다.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서는 석방될 팔레스타인인들을 맞이하기 위한 환영 집회가 열렸다. 가자의 카티바시에서는 20만명 이상이 모였다고 하마스는 밝혔다. 이들은 팔레스타인과 하마스를 상징하는 깃발을 흔들고 춤을 추는 등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샬리트는 2006년 6월 가자지구 접경지에서 경계근무를 하다 하마스 대원에게 납치됐고 이스라엘은 곧바로 대대적인 구출 작전을 폈지만 구해내지 못했다.

이후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집트, 독일의 중재 등을 통해 5년 만에 샬리트와 팔레스타인 재소자 1천27명의 맞교환에 합의했다.

이스라엘의 테러 희생자 가족들이 맞교환 작업을 중지시켜달라며 법원에 청원하기도 했지만, 이스라엘 대법원은 전날 "교환 문제는 법원의 권한 밖에 있는 정치적 결정"이라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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