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회복되는 것 같지는 않은데 1t 트럭 구하기 어렵네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한 1t 트럭 구매에 비상이 걸렸다. 내년부터 가격 인상을 앞두고 있어 구매층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기간이 1달 이상 걸리면서 11월 초까지 계약을 하지 않을 경우 내년으로 출고가 미뤄지는데다 중고차 가격도 신차와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시장에서 1t 트럭을 독과점하다시피한 현대자동차의 포터와 기아자동차의 봉고 등 1t 트럭은 올 8월까지 10만대 이상 팔리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 판매량이 늘었다. 이 같은 추세는 숙지지 않고 있다. 포터와 봉고가 탄소저감 엔진 교체를 이유로 최대 150만원 가격 인상 징후를 보이자 1t 트럭 신규 구매자는 물론 교체 시기가 온 이들도 앞다퉈 구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생산량을 갑자기 늘린다든지 특단의 조치가 있는 건 아니지만 현재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15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5만 대는 2003년(15만8천131대) 이후 최대 판매량이다.
1t 트럭 생산업체에서 탄소저감 엔진으로 교체하는 이유는 내년부터 강화되는 배기가스 규제 때문. 업체들은 유럽의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5'에 맞춰 신형 2500㏄급 디젤엔진을 개발해 이들 두 모델에 탑재한다. 현재 포터와 봉고 모델 가격이 1천200~1천600만원대라는 점에서 10% 안팎의 가격 인상인 셈이다.
이 같은 사정이 실구매자들을 중심으로 알려지자 실제 가장 많이 팔리는 현대자동차 포터 초장축 슈퍼캡 모델의 경우 1달 이상 대기해야 차를 인수할 수 있을 정도다. 대기기간이 길어지자 자동차 판매업계에서는 "신형 그랜저보다 포터가 더 대접받는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기아자동차 봉고도 마찬가지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최근 인기몰이를 했던 경차 모닝보다 대기기간이 더 긴 차가 봉고"라며 "통상 40일 정도로 대기기간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사정은 비슷해 1t 트럭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해외 수출량이 늘어나면서 중고로 나와있는 매물도 거의 없다는 게 중고차업계의 한목소리다. 대구시자동차매매사업조합 관계자는 "2009년식 기준 가격이 1천만원 안팎이니 새 차와 300만~400만원 정도의 차이"라며 "모델이 바뀌면 가격이 떨어지는 승용차와 다른 양상"이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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