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연합 형성의 논리' 골더 저 (2006, 오하이오대학 출판부)
The Logic of Pre-Electoral Coalition Formation.
이익분화와 갈등을 전제로 하는 다원주의 사회에서 (선거)정치의 진정한 과제는 '통치를 위한 안정적 다수'(governing majority)를 확보하는 일이다. 달리 말하면 다수통치에 의한 정치적 안정성과 대표성의 확보는 소수자의 정치적 권리 보호만큼이나 지난한 과제라는 뜻이다. 이런 견지에서 선거연합(혹은 후보단일화)은 선거 후 정당연합(혹은 정당통합)에 의한 안정적 다수통치를 기대하게 할 뿐 아니라 유권자들의 후보 선택을 단순화함으로써 그들의 정보비용을 감소하게 하고 따라서 투표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말하자면 선거연합에 의한 통치연합의 구성은 규범적 비판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한국적' 상황에서 선거연합(혹은 후보단일화)이 갖는 부정적 측면 역시 엄존한다. 무엇보다 후보단일화 과정에서의 선거비용 보전 등을 포함하는 문제에 있어 '부당 거래' 및 '밀실 거래'의 가능성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 유권자의 요구와 이해가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가뜩이나 취약한 정당-유권자 연계가 훼손될 가능성 역시 크다. 이러한 부당 밀실 거래가 정책적 연대가 아님은 물론이다. 그 결과, 둘째, 한국에서의 후보단일화는 선거연합을 매개로 한 통치연합의 구성이나 정당통합으로 나아가지 못했으며, 그러한 방향으로의 진전을 계획하지도 모색하지도 않았다. 이것은 한국에서의 후보단일화가 선거승리를 위한 공학(electioneering) 차원에서 실행되어왔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연합(혹은 후보단일화)이 가깝게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및 2012년 총선 및 대선을 통해서 갖게 될 정치적 파급력은 명약관화하다. 따라서 선거연합(혹은 후보단일화)의 조건과 그 영향에 대한 탐구는 이론적이며 동시에 현실적이다.
골더의 저서 '선거연합 형성의 논리'에 따르면 선거연합은 정당 이념, 정당 수 및 선거제도, 정당 크기, 현직자 등의 요인에 의해 영향받는다. 선거연합은 대의제의 규범적 원칙에 보다 충실하며, 정책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선거 후 통치연합에 보다 많은 정책추진의 정치적 자산(mandate)을 부여할 수 있다.
4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선거는 한국정치에서의 선거연합이 갖는 파괴력을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이다. 결과가 주목된다.
(계명대 미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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