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에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대구 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도 지역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총선을 불과 5개월여 앞둔 시점의 한나라당에 대한 지역 민심을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고 나아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지역 정치지형의 판도 변화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에서는 대구 서구청장과 칠곡군수, 울릉군수 선거가 치러지지만 특히 서구청장 선거 결과는 향후 지역 정치권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어서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 강성호 후보가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에 힘입어 승리해 한나라당의 위력을 확인할지, 아니면 친박연합 신점식 후보가 이겨 지난 지방선거에 이어 다시 한 번 한나라당 후보를 이기는 기염을 토할 수 있을지 여부다.
먼저 한나라당의 강성호 후보가 승리할 경우 이 지역이 여전히 '한나라당 텃밭'이라는 사실과 식지 않는 박근혜 바람의 존재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박근혜'라는 평가를 재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를 근거로 내년 총선과 대선에 대비해 안정 속의 변화를 꾀할 전망이다.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서구청장 선거를 이기면 내년 총선 공천에서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지난해 6'2 지방선거에 이어 다시 질 경우는 사정이 복잡하게 돌아갈 전망이다. 신공항 유치 무산 이후 고개를 들 조짐을 보였던 한나라당 심판론이 구체화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철벽같던 '박근혜 대세론'마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후폭풍이 예상된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입을 충격파는 작지 않을 전망이다. 선거 막판인 24일 대구를 찾아 강성호 후보 지원에 나섰음에도 승리하지 못할 경우 박 전 대표의 위력이 예전 같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 분명하다. 6'2 지방선거에서 달성군수 선거에서 진 데 이어 이번에도 텃밭에서 자신이 지원한 후보가 낙선하는 경우는 상상하기조차 싫은 결과다.
지역 내부 일각에서도 박 전 대표의 영향력 내지 파괴력에 대한 회의론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 밖에서 제기되는 '박근혜 대세론'에 대한 평가절하는 단기간에 극복할 수 없는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다.
박 전 대표도 위기에 몰릴 수 있지만 지역 국회의원들은 물갈이 요구에 시달릴 것이다. 한나라당 주변에서 자연스레 '이대로는 안 된다'는 물갈이 욕구가 분출할 것이다. 현상 유지를 바라는 현역 국회의원들은 좌불안석의 상태로 내몰릴 것이다.
한편 칠곡군수 선거는 한나라당 대 무소속 후보들 간의 대결이었다는 점에서 정치적 파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칠곡군 내부에서 갑론을박을 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견해다. 다만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반대파들이 대거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으로서는 내년 총선에서 쉽지 않은 싸움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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