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은 제 66회 교정의 날이다. 교정업무에 종사하는 당사자와 그 가족, 그리고 부속기관에서 그 기능과 역할을수행하는 모든 이들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한다.
교정행정의 역사는 원시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탈리오(talio) 법칙' 이라는 이름으로 눈(目)에는 눈, 이(齒)에는 이로 보복한다는 의미의 개인적인 형벌위주의 복수관과 종교적 혹은 미신적 사회규범에 의한 속죄형제도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18세기를 기점으로 유럽의 문예 부흥기와 산업혁명으로 잉여노동의 성장과 공리주의의 영향을 받아 인간이 자아발견에 이르게 되자 국가의 형벌권도 박애주의 사상에 입각하여 박애적 관형(寬刑)과 죄형법정주의로 변화됐다.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수용자들이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과학적 처우개선과 사회적 권리보장을 위한 제도의 개선에 교정행정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행형제도를 근대 갑오개혁시대로 기점을 맞추어 보면, 1895년 재판소 구성법을 기초로 행정권으로부터 사법권을 독립시킨 것이 근대적 사법제도의 기본원리를 실체적으로 시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광무시대를 거쳐 일제강점기와 미군정시대의 행형제도에 이르기까지 교정행정의 변화는 형법대전을 통하여 행형에 관한 규정이 명문화되었고 행형관계법에 의하여 감옥과 간수라는 명칭으로 교정업무가 개시됐다.
교화이념에 입각한 과도기적 행형의 효시는 미군정시대로 볼 수 있고 1948년 정부 수립이후 18개 형무소와 1개 형무지소로 교정행정이 시작됐다. 1961년 형무소를 교도소로, 형무관을 교도관으로 개칭하고 1962년 법무부의 형정국이 교정국으로 명칭을 변경했으며 1991년 서울, 대구, 대전, 광주 등 4개지방교정청을 신설하는 대규모의 조직개편이 이루어지고 2007년 교정국이 교정본부로 격상되면서 현재 50개 교정기관에 총 1만5천20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건국과 함께한 우리의 교정행정은 역사만큼 어려운 여건 속에 양적·질적 성장을 해왔다.
1만5천여 명의 교정인들은 인도적인 교정처우를 통해 감동을 주는 사랑의 교정행정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직무스트레스를 감내하면서 수용자들과 24시간 애환을 함께하며 자기개발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원격화상접견시스템 및 사회정착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인권적 보호체계의 전산시스템은 IT강국에 걸맞게 OECD국가들의 모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개선돼야할 부분이 많다. 그중 대표적인 예가 죄명, 수용기간, 수용자의 직업 등 유형에 따른 수감시설의 미분화와 구금위주의 획일적인 교정시설이 그것이다. 독일의 정신의학자 아샤펜부르그는 개인적인 요소와 환경적 요인을 결합하여 수용자를 7분법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가 하면, 일본의 경우 대학병원 수준의 의료전문형무소와 분류심사를 위한 분류심사전담형무소, 매춘방지법을 위반한 여자를 수용하는 부인보도원을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감시설의 미분화는 재범률을 높이고 과밀수용은 인권 침해로 이어진다. 통계에 의하면 2011년 10월 현재 수용률이 98%를 상회하고 있는데 이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다음은 조직자체가 전통적 관료제의 폐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교정기관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공무원 규정과 지나친 책임성의 강조는 직원의 사기저하와 직결된다. 뿐만 아니라 세분화된 교화업무의 개발과 교정목표와 임무의 명확한 정립이 필요하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교정행정도 예외일 수 없다. 교정은 재범률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을 찾는데서 시작된다. 우리 사회 환경은 마치 이방인처럼 교정행정에 대한 선입감을 배제하지 않은 채 좀더 이상적인 교화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높다. 물론 여기에는 미래지향적이고 범인권적인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국민과 지역사회가 동참하며 소통할 때 비로소 참신한 컨텐츠가 만들어지게 되고 수감자와 그 가족, 교정행정과 조직구성원, 볼론티어와 지역사회가 그 책임을 다할 때 교정행정의 미래가 보장될 것이다. 오늘도 인권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하고 교정직을 천직으로 여기며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는 교정인 모두에게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아낌없는 격려와 갈채를 보낸다.
김영오/영남외국어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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