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권영재의 행복칼럼] 행복한 사람

이 세상에 행복이란 게 있는 걸까? 사람들은 잘 따져 보지도 않은 채 행복은 있다고 믿으며 그것을 찾아 헤매고 다닌다. 한 수 더 떠 어떤 이들은 행복을 찾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며 허풍을 떨기도 한다. 공부 못하는 학생들은 소위 '스카이 대학'에 못 들어가 불행하다고 한다. 그럼 서울대 법대나 의대 나온 사람들은 최고로 행복할까? 그럼 의대 나와서 의사도 되지 않고 딴 짓하고 다니는 사람은 왜 그럴까? 서울대 법대를 나와도 판검사가 못된 사람들은 자신이 불행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독일과 일본은 2차대전에서 지는 바람에 히틀러는 자살하고 도조 히데키는 교수형을 당했다. 그러나 미국의 루스벨트는 전쟁 중 죽었고 맥아더는 한국전에서 승리하지 못해 불명예스럽게 군복을 벗었다. 프랑스의 드골도 국민투표에 져서 정계를 은퇴했으며 영국의 처칠은 선거에서 대참패를 당했다. 최근에는 이라크의 후세인이나 알 카에다의 빈 라덴, 리비아의 카다피 등은 나라 힘이 모자라 각각 교수형과 총을 맞아 죽음을 당했다. 하지만 부시와 오바마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성직자들은 말한다. '참선을 하여 참 나를 보라, 혹은 하나님을 성심성의껏 섬겨라. 그러면 중생과 성도 여러분들은 행복해질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마음을 비우고 주기도문을 외우고 다녀도 회사에서 요구하는 목표가 성과달성이 되지 않으면 그 신도는 하루아침에 백수가 된다. 그리고 시주금이나 연보도 내지 못하는 최빈층으로 신분 급락하게 된다.

이 세상에 행복은 없다. 그러므로 불행도 없다. 이 세상살이는 한 편의 영화와 같다. 필름에 담긴 그림을 연속적으로 상영하므로 그 그림들이 마치 살아서 움직이는 생물들로 보인다. 그림들의 연속적 그림자가 영화이듯이 헛것들의 집합체가 이 세상의 만물들이다. 행복이란 헛것들이 추구하는 것이다. 행복은 없다고 생각하고 대신 편안하게 살자고 생각을 바꿔 보자.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잔다. 남이 불쌍하면 내 있는 것 좀 나눠 주고, 착한 사람 만나면 그 사람 행동 배우고, 똑똑한 사람 만나면 이야기도 청해 듣고 모르는 것 있으면 물으면 된다. 큰 것은 작게 보고 작은 것은 크게 보면 마음이 너그러워진다.

간단하게 말하면 짐승들처럼 살면 된다. 짐승은 자살하지 않는다. 사자는 공동으로 사냥하고 원숭이는 먹이를 모으지 않는다. 독수리도 사랑을 하고 코끼리도 죽는 동료는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길을 간다. 인간이 불행해진 것은 두 발로 서서 위를 보며 걷기 시작하면서부터가 아닐까? 네 발로 걸을 때처럼 다만 아래만 보고 생존만 위해 쉽게 그리고 간단하게 살면 그때가 바로 행복한 삶이 되지 않을까? 행복의 길 참 쉽다.

권영재(미주병원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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