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더불어 사는 세상] 사단법인 2·28 민주운동기념사업회

5만 회원 숙원, 기념관 건립 앞장

1960년 대구에서 일어난 2·28민주운동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는 기념관 건립 등에 앞장서고 있다. 기념관 건립 기공식 모습.
1960년 대구에서 일어난 2·28민주운동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는 기념관 건립 등에 앞장서고 있다. 기념관 건립 기공식 모습.

1960년 대구에서 일어난 2'28민주운동은 이승만 독재정권의 횡포와 부패에 맞서 대구의 고등학생들이 자발적이고 조직적으로 일으킨 민주적 저항운동이다. 자유당의 장기 집권을 위한 부정 음모가 진행되면서 정'부통령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이르렀던 1960년 2월 28일. 대구 시내 수성천변에서 야당의 부통령 후보인 장면(張勉) 박사의 선거 연설회가 계획됐다. 일요일인 이날의 수성천변 유세는 대구 시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전국의 이목이 집중돼 자유당 정권의 감시에도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선거 패배를 예감한 자유당 정권은 이성을 잃고 학생들이 유세장으로 몰릴 것을 우려한 나머지 대구 시내 공립 고등학교에 일요일 등교를 지시했고, 학교 당국은 온갖 핑계로 일요일 등교를 강행했다. 어린 학생들마저 정치적 도구로 희생시키려 했던 것. 학교에 따라 갑자기 임시시험을 친다고 했고, 단체 영화 관람이나 토끼 사냥을 간다는 핑계로 일요일 등교를 종용했다.

학교에 모인 학생들은 당국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자유당 정권의 불법과 부정을 규탄하는 집회로 바꾸어 궐기했고 교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뛰쳐나왔다. 당시 인구가 밀집했던 중앙통을 거쳐 경북도청과 대구시청, 자유당 경북도 당사, 경북지사 관사 등을 돌며 자유당 정권의 악행을 규탄했다. 숱한 학생들이 경찰에 연행되어 고통을 받았고 교사들도 모진 추궁을 받았다. 아무도 함부로 나서지 못했고, 기성세대들도 말 못했던 공포 분위기 속에서 고등학생들이 처음으로 자발적이고 조직적으로 민주적 의사표시를 한 것이다. 2'28은 참여주체가 고등학생들이었지만 그 시대의 부모, 형제 가족의 암묵적 동의와 대구시민의 시대정신을 담은 반독재 민주운동의 분출이었다.

2'28대구학생민주운동은 광야를 태우는 한 알의 불씨가 되어 들불처럼 번져갔고, 3'15 마산의거, 4'19혁명, 4'26 이승만 대통령 하야로 이어져 마침내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이 나라 최초의 민권민주주의 혁명인 4월 혁명을 완수했다. 2'28민주운동은 독재와 부정에 저항한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대구 시민정신 표출이었고, 국가의 민주적 정통성을 심는 선구적 역할을 한 자랑스런 대구의 역사인 것이다.

이 같은 2'28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가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이다. 1990년 2월 초 발족한 사업회는 같은 해 2월 28일 지금의 두류공원 내에 2'28기념탑 이전 제막식과 함께 2'28민주운동사 발간, 2'28찬가 제정 등에 앞장섰다. 2000년 11월에는 사단법인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가 설립되었으며, 2004년 1월에는 2'28기념공원이 준공됐다. 2005년엔 대구광역시 2'28민주운동기념에 관한 조례가 제정'공포되었으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 일부 법률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명실공히 헌정 이후 민주화운동의 효시로 법적 지위를 갖게 됐다.

특히 사업회는 2'28 회원들의 숙원사업이었던 2'28기념관을 건립하는 초석 역할을 했다. 5만여 회원들의 뜻을 모은 기념관은 내년 11월에 대구 중구 명덕초교 뒤 동북쪽에 건립될 예정으로 한창 공사 중이다. 홍보전시관을 비롯해 청소년 도서실, 특화 자료실, 문화강좌실 등 다목적교육장을 갖추게 되면 시민들에게 더욱 친숙하고 가까운 공공도서관으로 그 기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가 되고 새로운 2'28기념사업 연구개발과 혁신을 통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명철 공동의장은 "2'28민주운동을 통해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과제와 오늘을 성찰해 보고,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2'28정신의 현재적 계승이자 진정한 대구정신의 발현일 것"이라며 "2'28민주운동이 이 시대에 현실적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각계의 깊은 관심과 따뜻한 사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대현 문화부장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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