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병을 알자] 폐암

최선의 예방책은 금연…간접흡연도 발생률 1.5~2배 높아

흡연이나 발암물질에 기관지가 오랜 기간 노출될 경우 기관지 세포가 변성돼 암세포로 변하고 한 개의 암세포가 생기면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해 혹으로 바뀐 것을 폐암이라고 한다. 일단 폐암이 생기면 빠른 속도로 다른 장기에 전이되는 것이 특징이다. 흡연이 폐암의 가장 흔한 원인이며 약 90%를 차지한다. 흡연 외 작업장에서의 발암물질, 방사선, 대기오염, 염증성폐질환 등도 원인이 된다. 흡연을 하지 않는 여성이나 작업장에서 특별히 발암물질에 노출되지 않은 경우에도 폐암이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기관지내시경으로 확진 가능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 일단 진행되면 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기침, 객담(가래), 호흡곤란, 객혈(피를 토함) 등이 나타난다. 더 진행되면 뼈 통증, 목 쉰 소리, 목이나 얼굴의 부종 등이 나타난다. 피로감, 식욕감소, 체중감소 등이 동반된다.

폐암이 의심되면 대개 조직검사를 한다. 폐암을 정확히 진단하는 동시에 어떤 종류의 폐암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종류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종류를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다. 폐암은 조직 소견에 따라서 크게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나뉜다. 전체 폐암 중 비소세포폐암이 90% 정도를 차지한다. 남자에게서 많고, 흡연하는 사람에게 가장 흔한 편평상피세포암, 여성에게서 흔하고 흡연과 가장 관계가 적은 선암, 그리고 드문 대세포암 등도 비소세포폐암에 포함된다.

폐암이 의심되면 가장 먼저 단순흉부 X-선 촬영을 한다. CT 촬영을 하면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CT의 장점은 폐암의 크기, 모양, 위치, 주변으로 전이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것. 그러나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CT촬영으로 확진은 안 된다. 이 때문에 기관지내시경검사로 암 조직을 얻어서 현미경으로 암세포를 확인해야 한다. 기관지내시경으로 폐암의 70~80%는 확진할 수 있다. 그러나 폐암이 기관지내시경이 도달할 수 없는 작은 기관지에 있는 경우는 다른 방법으로 진단해야 한다.

진단 방법을 잘 모르는 환자들이 가끔 MRI 촬영을 요구할 때도 있다. 하지만 MRI는 뇌졸중이나 혈관이 막힌 질환의 진단에 효과가 뛰어나지만 폐암 진단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최근 우리 몸 전체 암의 진단에 많이 이용되고 있는 페트(PET) 검사는 폐암의 진단뿐만 아니라 폐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를 확인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부작용 줄어든 항암제 나와

조직검사로 폐암이 확진되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병기는 치료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1기, 2기, 3기초까지는 수술이 가능하며, 일부 3기초와 3기말, 4기는 수술이 불가능하다. 병기를 결정하려면 크게 폐 내에 전이된 것과 폐 이외의 다른 장기에 전이된 것을 확인해야 한다. 흉부 CT촬영은 주로 폐 내의 전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외부 장기 전이 여부를 검사하는 방법로는 뼈 동위원소 검사가 있다. 폐암은 흔히 뼈로 전이되기 때문이다.

치료는 크게 수술, 항암제치료, 방사선치료 등으로 나뉜다. 수술은 비소세포폐암에서 병기가 1기, 2기, 3기초까지 가능하다. 병기가 낮더라도 폐기능이 나쁘거나 심장에 이상이 있는 경우는 수술을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소세포폐암은 항암제에 반응이 매우 좋게 나타나기 때문에 수술을 하기보다는 항암제 치료를 원칙으로 한다.

항암제치료는 주로 1~3일 정도 주사로 맞는데 3주마다 반복된다. 모두 4~6차례 실시한다. 예전 항암제는 머리카락이 빠지고 심한 구토를 일으켰지만 최근 사용하는 항암제는 이런 부작용을 많이 줄였고, 효과는 훨씬 높였다. 물론 약제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며, 골수기능이 많이 감소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부작용은 5~7일 정도 지나면 거의 회복된다.

방사선치료는 수술이 가능하지만 폐나 심장기능이 나쁜 탓에 마취가 어려운 3기 환자가 대상이다. 수술이 가능한 환자도 수술 전에 암 크기를 줄이기 위해 4주가량 방사선치료를 한다. 일주일에 5회(월~금요일) 실시하여 모두 6~8주간 이뤄진다. 치료 중 식도에 손상을 줘 목이 심하게 아플 수 있고, 개인에 따라서 메스꺼움, 골수기능 감소, 피부염 등이 있다.

◆흡연자의 20~25%에서 발생

폐암은 여러 복잡한 과정을 통해 일어난다. 표적치료는 폐암이 생기는 여러 경로를 차단하는 물질을 개발해 그 조건에 맞는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이다. 최근 가장 많이 쓰는 폐암 표적치료제는 타이로신 카이나제 억제제(상품명 이레사 또는 타르세바)다. 이레사는 주사제가 아닌 경구제로 하루 한 알(250㎎)씩 복용한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피부 발진과 설사. 주사 항암제의 부작용인 탈모증, 구토, 골수기능 억제 등의 부작용은 거의 없다.

영남대병원 호흡기내과 이관호 교수는 "이레사가 모든 폐암 환자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상피성장인자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 여성,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 동양인, 폐암 종류 중 선암에서 효과가 있다"며 "앞으로 이레사 외에도 여러 가지 표적치료제가 곧 시판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폐암은 예후가 좋지 않은 암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선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이다. 생존율도 낮아서 국내 폐암의 5년 생존율은 병기에 따라 다르지만 전체적으로는 11.4%로 다른 암에 비해서 낮다.

폐암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금연이다. 폐암 원인의 90%가 흡연이다. 흡연자의 20~25%에서 폐암이 발생한다. 직접흡연이 더 나쁘며 간접흡연도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 담배를 피우면 담배 끝에서 나오는 연기에도 발암물질이 있기 때문에 이 연기를 들이마셔도 폐암이 발생할 수 있다. 간접흡연자는 흡연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1.5~2배 더 높다.

아울러 대기오염이나 작업장 발암물질(특히 석면, 니켈, 비소, 카드뮴, 크롬 등)에 노출되거나, 방사선에 노출된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가정에서 요리할 때 생기는 식용유의 일부 성분이나 지나치게 섭취한 치즈, 육류, 버터 등의 포화지방도 폐암의 원인과 관계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자료제공=대구경북권역 호흡기전문질환센터(영남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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