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화점 '11월의 크리스마스'…빠른 성탄 이벤트 준비

현대百 "11일 트리 설치" 대백 동아도 "서두르자"

대구 유통가가 크리스마스트리 설치를 두고 눈치작전에 돌입했다.

백화점 업계에 있어 최대 성수기는 크리스마스 시즌. 따라서 연말 분위기를 돋우는 건물 외관의 크리스마스트리 설치는 백화점 업계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이벤트다.

업계 관계자들은 "11월이 되면 유통가에선 크리스마스트리를 어느 업체에서 먼저 설치하느냐와 규모를 두고 눈치작전이 치열하다"며 "최초 크리스마스트리를 선점하는 점포가 언론은 물론 세간의 관심을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크리스마스트리는 11월 중순이 넘어서야 설치하는 게 보통. 하지만 지난달 서울에 이어 이달 초 부산 백화점들이 잇따라 트리를 설치하고 있다.

서울 신세계백화점 충무로 본점은 지난달 말 백화점 입구에 대형 트리를 설치했고,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도 4일 센텀광장에서 성탄 트리에 불을 밝혔다.

서울 신세계의 경우 인접한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과 연례행사처럼 트리 설치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느니 서둘러 설치했다는 후문이다.

지역 백화점 업계도 현대백화점이 등장하면서 어느 해보다 트리 설치를 두고 타 업체 정보 파악에 분주하다.

지역에서 가장 앞서 트리를 밝힐 예정인 곳은 지난 8월 개점한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빼빼로데이'인 11일 옥상과 정문 등에 은하수 조명을 밝히고, 지하 2층에 트리 모양의 대형 인형과 그 옆에도 거대한 트리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대구백화점은 이달 말로 예정돼 있던 트리 계획을 일주일가량 앞당길 계획이다. 이에 앞서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8일 오후 건물 외벽에 은하수 조명과 함께 트리 조명을 달았고 트리 예정이 없었던 동아백화점도 이달 중순 트리를 설치할 계획이다.

동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엔 성탄 트리 등 대대적인 크리스마스 연출이 없었지만 올해는 현대백화점이 개점하고 대대적인 성탄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돼 동아만의 조명으로 연말 야경을 선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예전 지역 백화점 업계는 해마다 담합(?)을 통해 트리 점등 순서를 정했다.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이 지역 유통가를 양분하던 시절에는 대백이 먼저 트리를 설치하면 다음해엔 동아가 트리를 선점하는 식으로 순서가 정해졌다는 것.

지역 한 백화점 직원은 "마케팅 부서마다 어느 백화점이 언제쯤 트리를 달 것으로 보인다는 정보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라며 "이번에 A백화점이 먼저 밝히면 다음해에는 B백화점이 밝히게 한다는 암묵적인 동의도 있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사진설명=동아쇼핑 생활잡화 매장인 모던하우스에는 1천여 품목의 크리스마스 용품을 진열,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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