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부설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에서도 영남권 50% 물갈이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문건이 나오고 대선 예비후보의 입을 통해서도 대폭 물갈이 주장이 제기되자 한나라당 내부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된 영남권 다선 중진들의 반발은 거세다.
여의도연구소는 공천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15대와 17대의 사례를 들었다. 15대와 17대 총선 공천 과정을 살펴보자.
김영삼 대통령 집권기였던 1996년 15대 총선 공천에서, 민자당에서 이름을 바꾼 신한국당은 새로운 인물의 대거 영입으로 정치권에 새 흐름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거 결과도 전국적으로는, 자민련 돌풍에도 불구하고 과반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고령의 다선 의원들이 다수 불출마를 선언했던 2004년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은 1997년 대선에 이어 2002년 대선에서도 연이어 패한 야당이었다. 그리고 탄핵 역풍으로 당이 위기에 처해 있을 때였다. 군소정당 전락 전망과 달리 121석이나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당세의 위축은 불가피했다.
그러나 이 두 차례의 총선에서 대구와 경북의 선거 결과는 조금 달랐다. 전국적 성공을 거둔 15대 총선에서 대구경북은 참패를 했고 전국적으로 열세를 면치 못한 17대 총선에서는 싹쓸이를 했다.
내년 19대 총선에서도 대구경북은 전국적인 흐름과는 다른 길을 갈까?
◆15대 총선
신한국당이 개혁 공천이라며 새 인물로의 교체 바람을 전국적으로 일으킨 결과, 대구에서는 11개 선거구에서 무려 7명의 신인을 공천했다. 이들 이외의 5개 지역구에서는 신한국당의 전신이었던 민자당과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만든 국민당 출신의 현역 국회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충청권과 대구경북권에서 돌풍을 일으킨 자민련과 무소속의 압승이었다. 11개 가운데 신한국당은 단 2곳에서만 당선자를 내는 데 그쳤다.
반면 경북에서는 신한국당의 입장에서 볼 때 대구와 같은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19개 선거구 가운데 8개 지역에서 무소속과 자민련 그리고 민주당 후보들이 당선되는 결과를 낳아 역시 참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개혁 공천 내지 물갈이 공천은 성공하지 못했다. 신인들의 성적표 역시 좋지 못했다.
전국적으로는 당시 집권 여당인 신한국당의 인기가 나쁘지 않았지만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대구경북의 여론이 워낙 나빠진 상태에서 치러진 선거였다는 점에서 신한국당의 선거 참패는 당연한 결과였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었다.
◆17대 총선
16대 총선부터 한나라당으로 간판을 바꿔 단 신한국당에서는 17대 총선을 앞두고 고령의 다선 의원 불출마 선언이 이어졌다. 그리고 현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도 이어졌다. 대구에서는 3선의 윤영탁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김만제 의원도 자리를 내놓았다. 결국 11개 선거구에서 자의든 타의든 공천을 받지 못한 현역 의원이 6명이나 됐다. 반면 경북에서는 대구와 같은 물갈이 바람이 거세지는 않았다. 총선 직전 영천의 박헌기 의원과 의성의 정창화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을 포함해 16개 선거구 가운데 7명의 현역 의원이 17대 국회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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