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FM 98.3㎒로 들으세요, 맑고 둥근 세상이 열립니다"

대구시 중구 남산동 원불교 대구경북교구청 2층에 자리한 원음방송국에서 진행자들이 방송을 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대구시 중구 남산동 원불교 대구경북교구청 2층에 자리한 원음방송국에서 진행자들이 방송을 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원불교 대구경북교구청(대구 중구 남산동)에 자리 잡은 대구원음방송국.
원불교 대구경북교구청(대구 중구 남산동)에 자리 잡은 대구원음방송국.

원불교 대구경북교구(교구장 남궁 성)가 20일 대구원음방송(FM 98.3㎒)을 개국한다. 원불교가 방송을 하게 되면 대구경북은 4대 종교(천주교'불교'개신교'원불교) 모두가 각 종교방송을 운영하게 된다. 이번 개국은 지난해 10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은 지 1년 만의 성과다. 개국 시기를 2012년으로 잡았던 애초 계획을 1년이나 앞당겼기에 원불교 내에서는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대구원음방송 개국은 전국적으로 서울과 부산, 광주, 전북 등에 이어 다섯 번째다. 원불교는 이번 원음방송 개국이 교화의 저변 확대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원음방송 개국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8년 당시 대구극동방송과 함께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원음FM방송국 허가 신청을 했으나 방통위의 가용 주파수 부족과 국책방송 우선 허가 방침으로 한 차례 반려가 됐다. 대구원음방송은 2009년 대구극동방송과 함께 재허가 신청을 냈고 2010년 10월 마침내 허가를 취득했다. 대구원음방송은 지난달 28일부터 시험방송에 돌입했고 20일 마침내 개국을 하게 된 것이다.

총 15억원을 투입해 원불교 대구경북교구청(대구 중구 남산동) 2층에 마련된 대구원음방송국은 주조정실과 스튜디오, 디제이룸, 편집실, 사무실 등 최신식 시설을 갖추고 PD와 아나운서, 기술국 직원 등 10명의 직원으로 운영된다. 출력 1㎾ FM 방송으로 대구 전역과 구미, 김천, 군위, 의성, 영천, 고령 등의 청취권을 두고 있다.

대구원음방송의 자랑은 무엇보다 옅은 종교색을 바탕으로 음악방송을 주로 다루고 있어 교도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원불교 대구경북교구 서기태 사무국장 교무는 "다른 종교방송과 비교해 음악방송 비율이 무척 높다. 전체의 70%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반인들의 청취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 교무는 "이미 개국한 다른 지역 원음방송 예를 살펴보면 택시 기사나 버스 기사를 중심으로 일반인들이 뜻밖에 많이 듣는다"고 했다. '맑고 밝고 훈훈한 방송'이라는 원음방송의 타이틀처럼 일반인들도 원음방송을 훈훈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

다른 종교방송과 달리 종교협력 방송을 많이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다른 종교 성직자나 신자를 초청해 설교나 좋은 말씀을 하거나 다른 종교 소식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각 종교소식을 전할 때는 그 종교에 맞는 음악도 배경으로 하고 있어 다른 종교인들도 부담없이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매일 오후 4시에 방송되는 '둥근소리 둥근이야기'다. 송지은(43'여) PD 교무는 "원음방송의 모토가 이웃 종교 간의 협력 추구다. 종교 간 편견을 없애고자 각 성직자나 신자들, 종교학자 등을 초청해 좋은 이야기를 전하는 시간을 갖는가 하면 매주 금요일에는 각 종교 소식을 현장에서 전해 생생함을 전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 교무는 "개방적인 방송을 통해 아직 원불교에 대한 인식이 낮은 일반인들에게 원불교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교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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