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코스닥 종목들이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일부 코스닥 종목들은 이미 거래정지돼 상장폐지가 우려되는데다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종목 건전화 조치' 시행으로 관리종목에 들어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내년부터 4년 연속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할 경우 곧바로 관리종목으로 편입되는 '코스닥 종목 건전화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에서도 2008년 이후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에피밸리, 이그잭스, 우경철강 등 3곳이 관리종목 편입 후보에 올라 있다. 만일 이들이 올해도 영업적자를 기록하면 관리종목으로 전락할 처지.
통상 관리종목은 상장사의 재무내용, 유동성, 지배구조 등이 불량해 상장폐지가 우려되는 경우 한국거래소가 지정한다. 전년 매출액이 30억원 미만이거나 자본잠식률이 50% 이상,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시가총액 40억원 미만 30일간 지속 등이 관리종목 지정요건에 해당된다. 문제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투자자들에게 '부실기업'으로 낙인찍혀 주가가 떨어지고 그에 따라 자금 조달이 힘겨워져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경북에서도 지금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종목 중 일부는 영업이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파악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 중 경북 구미에 본사를 두고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에피웨이퍼'칩 업체 에피밸리의 경우 상장폐지 대상 기업에 선정됐다. 올 반기 영업이익이 662억원 적자를 보였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달 13일 상장폐지실질심사위원회를 열어 에피밸리에 대한 심의결과 기업의 계속성 및 경영의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상장 폐지기준에 해당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에피밸리는 이에 대해 지난달 25일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반면 전자재료, 디스플레이 공정용 화학제품 등을 제조하는 이그잭스는 올 반기 영업이익도 28억원 적자로 나타나 귀추가 주목된다. 자동차, 조선 등에 쓰이는 열연제품을 생산하는 우경철강의 경우 반기 영업이익은 14억원 적자. 다만 우경철강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보였지만 1천원 안팎의 주가로 동전주에 가까운 다른 종목과 달리 1만4천원대의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포스코가 뒤에 버티고 있는데다 2008년 하반기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 때부터 급격한 환율상승과 주가폭락 등 실물경기 침체가 회사 수익을 감소시켰다는 이유다. 외부 환경이 나아지면 회생할 수 있다는 것.
이미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는 기업도 에피밸리를 비롯해 오리엔트정공, 보광티에스 등 3곳이 있다. 자동차 부품기업인 넥스텍을 인수한 오리엔트정공은 거래정지된 상태. 이곳 역시 올 반기 영업이익이 106억원 적자였다.
보광티에스도 25억원 적자였다. 그러나 휴대폰 부품 도금'도장이 주된 영업인 보광티에스는 최근 스마트폰이 급격히 휴대폰 시장을 잠식하면서 도금 물량이 줄어든 탓이 컸다. 보광티에스는 수익성 향상을 위해 최근 베트남 휴대폰 부품업체인 보광하이텍비나 지분 100%를 26억5천만원에 인수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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