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해균 선장 "해적에게 굴복하기 싫었다"
이달 초 아주대병원에서 퇴원한 석해균 선장은 "피랍당한 순간 해적이 국적을 묻길래 코리아라고 했더니 해적들이 돈줄이라도 잡은 것처럼 기뻐 날뛰었다. 순간 머리로 싸워 절대 해적에게 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석 선장은 퇴원 후 첫 공식 일정인 14일 오후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특강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1시간 30여분 동안 피랍 순간부터 아주대병원에서 퇴원하기까지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피랍되던 순간 왜 하필 내 배가 해적에 피랍됐나, 이게 현실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배 국적이 한국임을 확인한 해적들이 두 손 들고 환호하길래 '이건 아니다' 싶었고 절대 해적에게 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이어 "해적들이 자주 죽이겠다고 위협했지만 '죽으면 죽었지 소말리아론 가지 않겠다. 남자가 한번 마음 먹었으면 끝까지 지킨다'. 협상에서 불리해지기 때문에 선장인 나를 죽이진 않을 것이란 마음으로 굳게 버텼다"고 했다.
해적 감시가 심해지자 해적들 몰래 ▲연료 탱크에 물을 섞어라 ▲지그재그 운항을 하면서 시간을 벌어라 ▲최후 순간엔 엔진룸이나 선실에라도 불을 질러라는 내용이 담긴 메모를 써 선원들에게 전했다고 소개했다.
피격 당시 상황에 대해 석 선장은 "청해부대 작전이 시작되고 기관사가 엔진을 끄고 발전기도 멈췄다. 곧 비상전원이 들어왔고 이마저 나가는 순간 해적이 나를 쏴 빗맞는 바람에 목숨을 건졌다"며 "최영함으로 이송되고 오만 현지 병원으로 옮겨지면서 '여기서 정신 놓으면 난 죽는다. 아프지만 어떻게든 병원까진 간다'는 생각으로 고통을 참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아주대병원으로 옮기지고 깨어보니 내 신세가 참담해 갈등이 많았다"며 "이왕 이렇게 된 것 현실을 받아들이고 살아갈 방법을 찾자고 마음먹은 뒤 재활훈련을 독하게 해 다른 사람보다 이른 시일에 회복됐다"고 덧붙였다.
석 선장은 "어릴 때부터 남에게 지는 걸 무척 싫어했다. 수없이 살해 위협에 시달렸고 다른 선원들은 대부분 포기했지만 사나이가 한번 마음 먹었으면 끝을 본다는 마음으로 버텨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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