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포럼 유치 성공 막후에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 권도엽 국토부 장관, 박은경 한국 물포럼 총재,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 등으로 이뤄진 4인방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이들이 대구경북 유치의 첫단추를 꿰게 된 것은 지난 2009년 3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5차 세계 물포럼에 한국 대표단으로 참가하면서부터다. 세계 물포럼 유치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던 한 전 총리가 '한국에서 물포럼 유치를 하자'고 먼저 제안했다. 막상 유치 신청을 했지만 쉽지 않았다. 신청국이 한국을 비롯해 스코틀랜드, UAE, 남아공, 영국 등 총 5개국이 되는 등 국가 간 경쟁뿐 아니라 도시 간 경쟁 양상도 보였다. 국내에서는 서울, 부산, 인천, 춘천 등이 유치를 신청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당시 '세계 물포럼이 열린다'는 사실조차도 몰랐던 대구경북으로서는 한국으로 결정이 되더라도 국내도시 간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이었다.
박 전 차관은 귀국하자마자 대구시 관계자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대구경북이 유치 활동에 뛰어들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마침 물문제와 무관할 수 없는 4대강 정비 사업이 한창이었고 '대구경북을 내륙도시 물문제 해결의 모델케이스로 내세우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전 총리와 권 장관, 박 총재는 한국 유치작업을 주도했다. 이사 1명만 있던 세계 물위원회에 한국의 영향력을 키울 필요가 있었다. 권 장관 등은 코오롱과 수자원공사에 협조를 요청해 물위원회 분담금을 내게하는 등 세계 물위원회내에서 한국의 영향력을 확대시키는 작업에 돌입했다. 세계 물위원회 집행이사로 있는 박 총재의 네트워크도 뛰어났다. 이들은 뛰어난 외국어 실력'글로벌 마인드'물포럼 유치에 대한 열정 등을 내세워 한국에 유리한 상황을 조성했다.
국내 유치신청도시를 대구경북으로 결정하는 부분에서는 박 전 차관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
박 전 차관은 "당시 인천이 대구보다 많이 앞선 상황이었다. 대구로서는 스타트가 늦어 많이 불리했다. 그래서 '내륙도시 물문제 해결'이라는 명분을 개발했고 경북도도 함께 결합해 후방효과를 노렸다"며 "무엇보다 도시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지역감정으로 변질될 수 있는 우려가 있어 지난해 6월 전격적으로 대구경북을 유치신청도시로 선정했다"고 했다. 신공항 유치 때처럼 극심한 지역 간 대결이 없었던 이유였다.
최창희기자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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