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 (FTA) 비준안의 국회 통과가 어렵게 됐다. 당초 한나라당은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비준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28일 FTA 비준을 반대하는 시위가 국회를 어지럽혔고, FTA 핵심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한 끝장 토론에도 야당이 불참해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관문도 넘지 못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한나라당이 FTA 동력마저 잃은 것인가. 장외의 SNS 여론과 진보 시민단체에 끌려다니고 있는 민주당의 눈치보기에 한나라당마저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필자는 의심스럽다.
이번 선거에서 나꼼수와 SNS 같은 비제도권 소통수단은 선거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커다란 힘을 발휘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마치 정치의 중심이 일시적으로나마 원내에서 원외로 옮겨갈 조짐마저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SNS 소통은 반대로 이번 선거를 통해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낸 것도 사실이다.
이미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나경원 후보의 '호화 피부 클리닉 이용' 의혹을 사실과 다르게 유포한 혐의로 경찰이 나꼼수의 진행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그뿐인가. 허위 사실을 SNS에 유포해 특정 후보자를 근거 없이 비방한 혐의로 SNS 이용자 30여 명도 수사 대상에 포함되었다.
국내 포털에서 운영 중인 친북 카페에 대한 폐쇄와 차단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11년간 폐쇄된 국내 불법 카페는 292개로 삭제된 게시물은 17만여 건이었다. 이와 관련된 불법활동을 하다 사법 처리된 사람도 195명이나 된다.
여기에 국내법 효력이 미치지 않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활동하는 친북 사이트까지 합친다면 그 수는 2만여 개가 넘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사이트에는 '우리 국민의 아버지이고 민족의 영웅이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장군님 만세' 라는 표현 등이 담겨 있고, '김정일 장군님은 누구실까'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친북 사이트를 통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을 찬양하는 일종의 충성 맹세문인 '님에게 바치는 시'를 작성한 사람들도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런 사이트 운영자 중에는 교사, 공무원, 군인 등 확고한 안보관을 가져야 할 직업군이 포함되어 있기도 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초'중학생이 운영한 사이트 수가 13.2%나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의 미니홈피 등에서 방문자 숫자를 늘리고 싶다는 단순한 열망에 친북 선전문을 올려놓았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현재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한 비제도권 매체에 우리가 얼마나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의 패배를 계기로 당쇄신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중에는 SNS 분야 역량 강화를 통해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20, 30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공감과 소통을 중시하는 디지털 노마드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가 자칫 진정한 소통이 아니라 눈치 보기로 전락하지는 않을까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책임 있고 소신 있는 발언, 정당한 매체를 통한 발언이 아니라 비공식적이고 신뢰할 수 없는 감상에 끌려가서는 안 될 것이다. 진정한 소통은 결코 눈치 보기가 아니다.
(구미 탑정형외과연합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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