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이 두명..문경시의회 분열 극심
경북 문경시의회에서 2명의 시의원이 서로 의장이라고 주장하는 희극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 논란에 문경시 집행부까지 가세하면서 문경시의회 의장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문경시의회는 지난 15일 임시회를 열어 고오환(69·무소속) 의장 불신임안을 가결하고 16일 안광일(50·한나라당) 의원을 새 의장으로 선출했다.
의장 불신임안 의결과 새 의장 선출에는 전체 10명의 시의원 가운데 한나라당 소속 4명과 무소속 2명 등 6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고 의장이 동료 의원을 비난하고 청렴 의무를 위배했으며 의장 지위를 벗어난 행위를 해 불신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 의장은 "그들이 주장하는 행위는 불신임안의 대상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의결 절차상에도 문제가 있다"며 불신임안 가결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방자치법 55조는 의장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않으면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불신임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현재 고 의원과 안 의원 모두 서로 자신이 의장이라고 주장하며 맞서는 상황이다.
고 의원은 불신임 의결에도 의장실과 의장 전용차를 사용하며 버티고 있고 안 의원은 업무 인수인계를 촉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지난 19일 열린 '1회 문경시생활체육회장배 체조경기' 개막식에서 두 의원이 의장 자격으로 축사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문경시가 최근 전 직원에게 "이번 의장 불신임 사태에 논란이 있어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현행체제대로 유지하라"며 고 의원의 손을 들어주는 지시까지 내려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에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후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과 마찰을 빚어 왔다.
시의원들이 의장 자격을 놓고 대립하고 있으나 다툼의 뿌리에는 거슬러 올라가면 영상문화복합단지 사업을 둘러싼 이견, 더 올라가면 '친(親) 신 시장파'와 '안티 신 시장파'로 나뉜 지역 정치권의 갈등이 있다.
이에 따라 오랫동안 지역 정치권 분열사태를 겪은 문경지역 주민은 감정싸움이 가라앉고 화합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주민 박모(43)씨는 "정치권 인사가 두 패로 갈려 싸워온 게 하루 이틀이 아니다"라며 "이제는 지긋지긋한 싸움을 멈추고 지역과 주민을 위해 일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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