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경제가 FTA(자유무역협정) 무한 경쟁 시대의 시험대에 올랐다.
한미 FTA 비준안이 22일 여야 정치 공방 끝에 국회를 전격 통과한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한국은 칠레, 싱가포르, 아세안, 인도 등에 이어 EU, 미국과 FTA를 발효시킨 아시아 첫 국가로 세계 3위(GDP 대비 61%)의 경제 영토를 확보했다. 세계 최대 경제권과의 무역 국경 해제는 대구경북 경제의 새로운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의미한다.
대구경북이 무한 경쟁 시장에서 비교 우위를 선점한다면 그간의 경제 침체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반면 봇물 터지듯 밀려드는 선진국 거대 자본은 가뜩이나 불안한 지역 경제에 독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FTA 시대 지역의 관건은 결국 글로벌 무역 경쟁에서 대구경북의 생존 전략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대구경북이 강점을 지닌 자동차부품'섬유 등 제조업 분야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한편 농축산업 등 시장 개방으로 타격이 예상되는 부문에 대한 선제적 피해 구제와 체질개선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경북 산업계는 한미 FTA가 대미 수출 전반에 걸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대구경북 대미 수출액은 84억달러로 전년 대비 40% 가까이 증가하고, 대구경북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2000년 55억8천만달러에서 2010년 101억6천만달러로 2배 가까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한미 FTA 발효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분야는 대구경북 주력 제조업으로 꼽히는 자동차부품과 섬유 산업이다. 수입관세가 단계적으로 즉시 철폐되면 지역 업체들이 생산원가를 낮추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대구경북연구원에 따르면 자동차부품과 섬유 분야의 평균 미국 관세율은 각각 4%와 13.1%로, 관세 철폐 이후 대구는 자동차와 섬유 부문에서 각각 연평균 625만달러와 574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가 기대된다. 경북 역시 자동차 31만달러, 섬유 23만달러의 흑자가 예상된다.
그러나 한미 FTA로 값싼 미국산 농'수'축산물이 몰려오면 대구경북 농'축산업이 전국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경북도는 한우와 사과, 포도, 참외 등 FTA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품목의 전국 최대 생산지이다.
도는 23일 한미 FTA 발효 이후 15년차에 지역 농수산물 생산감소액은 4천415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쇠고기 생산감소액이 1천186억원으로 가장 심하고, 다음으로 참외 611억원, 사과 577억원, 돼지고기 527억원, 포도 515억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
이에 따라 도는 ▷FTA 직'간접 피해품목에 대한 소외없는 지원 ▷농축산 정책자금 금리 인하 및 상환기간 연장 ▷농작물재해보험 확대 시행 ▷송아지생산 안정기준가격 현실화 등 지원대책 31건을 정부에 재차 건의키로 했다.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미 FTA로 대구 제조업 수출은 연평균 1천800만달러, 경북은 1억9천400만달러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FTA 역기능을 최소화하기 위해 피해보전직불제, 시설현대화, 친환경생산기반 조성 등 농업 부문 피해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산업용'기능성 섬유 육성, 자동차부품 핵심 생산설비 및 설계기술 개발 등 산업별 전략적 육성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현철'이상준'노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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