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푸드 & 웰빙] 도루묵찌개

동해안 도루묵이 제철을 맞았다. 비늘이 없는 도루묵은 고단백이면서도 아주 담백한 맛이 나는데 쫀득하게 씹히는 알과 입 안에서 녹는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특히 알이 가득 들어차는 11~12월 초가 가장 맛이 좋다. 무와 감자를 밑에 깔고 도루묵을 넣어 갖은 양념으로 끓이는 도루묵찌개, 굵은 소금을 치거나 양념장을 발라 굽는 도루묵구이가 인기가 많은데 특히 통통하게 알이 밴 도루묵을 석쇠에 올려놓고 '톡톡' 알 터지는 소리를 음미하며 먹는 노릇한 도루묵 소금구이도 별미다.

우리는 흔히 애쓰던 일이 수포로 돌아가 헛고생을 했을 때 '말짱 도루묵'이란 말을 쓴다. 도루묵은 원래 '묵' 또는 '목어'라고 불리던 생선이었는데 조선시대 선조가 함경도로 피란을 갔을 때 이 물고기를 먹어보고 맛이 너무 좋아 '은어'(銀魚)라는 이름을 하사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뒤 다시 서울로 돌아온 선조가 피란 때 먹은 은어의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청했으나 그 맛이 예전과 달라 '도로 묵이라 하라'고 해서 '도루묵'이 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실 이 설화는 '믿거나 말거다'다. 정작 조선시대 정사에는 선조가 함경도로 피란 간 기록이 없다고 하니 정말 '말짱 도루묵' 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어쨌든 후세에 볼품없고 형편없음을 의미하는 관용어가 되어버린 '도루묵'. 하지만 도루묵이 결코 맛이 없거나 흔한 생선이 아니라는 사실은 먹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도루묵찌개

▷재료: 도루묵 500g, 무 200g, 대파 1/2대, 풋고추 1개

▷양념장: 고춧가루 1큰술, 고운 고춧가루 1/2큰술, 국간장 1큰술, 액젓 1작은술, 고추장 1/2작은술, 다진마늘 1큰술, 술 1큰술, 후추 약간, 맛국물 2, 3큰술

▷맛국물: 물 6컵, 다시마 1장, 멸치 10g, 양파, 파

▷만들기

1. 도루묵은 지느러미, 꼬리를 잘라내고 깨끗이 씻는다.

2. 무는 나박 썰고, 고추는 어슷썬다.

3. 맛국물 재료를 다 넣고 15분간 끓여 맛국물을 만든다.

4. 냄비에 육수 500㏄, 무를 넣고 끓으면 양념장을 1/2을 넣는다.

5. 도루묵과 함께 남은 양념장을 모두 넣어 끓이다가 간을 확인한다. 이때 알이 잘 안 익으므로 충분히 끓이는 것이 좋으며, 국간장이나 소금으로 모자라는 간을 한다.

6. 고추, 파를 넣고 잠시 끓여 불을 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도움말'김다미 요리전문가(대백프라자 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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