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지하철 wifi '먹통'…통신사의 지방 차별

무선인터넷 서비스 서울중심 "같은 요금내고 차별" 분통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박혜연(26'여) 씨는 이달 23일 대구 집에 내려와 대구 도시철도(지하철)를 탔다가 황당했다. 서울 지하철에서는 와이파이(wifi'무선인터넷)를 이용해 별도의 요금을 내지 않고도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데 대구에서는 '먹통'이었던 것.

박 씨는 "서울 지하철은 전동차가 움직일 때도 와이파이가 잘 터지는데 대구 지하철은 이용 요금을 내야하는 3G(세대)를 사용해야 해 같은 지하철인데 왜 다른지 모르겠다"며 "일부 역사에선 3G까지 막히는 경우도 있어 대구 사람들의 통신요금이 서울보다 더 싼 지 궁금하다"고 고개를 갸웃했다.

이동통신사들이 제공하는 지하철 전동차 안의 '이동형 와이파이 서비스'가 서울'수도권 지하철에만 집중돼 시민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서울'수도권 지하철 전 노선에는 승강장과 달리는 전동차 안에서도 와이파이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대구 도시철도 전동차에는 와이파이 서비스가 되지 않아 '지방 차별'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KT'SK텔레콤 등 이통사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스마트폰 가입자는 모두 150만 명 정도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수도권 지하철 전동차 내 와이파이 구축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 KT는 올해 8월 서울과 수도권 지하철 전 노선 전동차에 끊김없이 정보를 받을 수 있는 이동형 와이파이인 '퍼블릭 에그' 설치를 완료했다.

SK텔레콤도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현재 서울 지하철 주요 노선 전동차 안에 이동형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 도시철도의 사정은 서울과 다르다.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1'2호선 56개 승강장에는 와이파이존이 구축돼 있지만 전동차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

대구 스마프폰 이용자들은 이통사가 요금을 똑같이 받으면서 수도권과 지방을 차별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아이폰 이용자인 유성은(여'24) 씨는 "와이파이 대신 3G를 이용하면 데이터 이용량을 초과할 때마다 추가 비용을 물어야 하는데 왜 똑같은 요금을 내면서도 지역 이용자들이 차별 받아야 하는 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전동차안에서도 대구 시민들이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설치 비용이 많이 들어 통신사가 투자를 꺼리는 것 같다. 와이파이존 구축은 자사 고객 편의 차원에서 이통사가 나서서 하는 일이라 우리가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와이파이존 (Wi-Fi Zone)=무선접속장치(AP)가 설치된 곳에서 최대 반경 200m 거리 안에서 최고 540Mbps로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근거리 통신 지역. 각 이동통신사의 무료 와이파이존 내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면 별도의 요금이 청구되지 않는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