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사~소가야~조선 다양한 유적·유물 한곳에

공룡 집단 서식지 경남 고성

해안절벽 따라 나무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어 해안 절경을 보며 공룡발자국 화석을 관람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상족암군립공원.
해안절벽 따라 나무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어 해안 절경을 보며 공룡발자국 화석을 관람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상족암군립공원.
고성오광대 탈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탈을 관람할 수 있는 탈박물관.
고성오광대 탈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탈을 관람할 수 있는 탈박물관.
상족암군립공원에 있는 공룡박물관.
상족암군립공원에 있는 공룡박물관.

경남 고성은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고장이다. 고성은 중생대 백악기 공룡들의 집단 서식지였으며 삼국시대에는 소가야의 본거지였다. 그 덕분에 공룡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화석 산지가 됐고 소가야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고분군도 전해오고 있다. 또 고성은 중요무형문화재 제7호 고성오광대 놀이의 본고장이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혼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유적과 유물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까닭에 고성은 역사'문화 기행지로 이름이 높다.

대표 문화아이콘 '고성오광대 놀이'

◆탈박물관

오랫동안 고성을 대표해 온 문화 아이콘은 고성오광대 놀이다. 고성오광대 놀이는 조선시대 섣달 그믐날 펼치던 세시행사다. 문둥광대'오광대'비비'승무'제밀주 등 다섯 과장으로 구성돼 있다. 고성오광대 놀이에 등장하는 탈로는 말뚝이'양반'비비'큰어미탈 등 20개가 전해지고 있다.

고성읍에 위치한 탈박물관은 고성오광대 탈뿐 아니라 경남지역의 탈 등을 모아 놓은 곳이다. 탈박물관에 도착하면 앞마당에 빼곡히 들어선 장승들이 관람객들을 가장 먼저 반긴다. 웃고 울고 화내고 떠드는 다양한 표정의 장승들은 고성오광대 탈 제작 기능이수자인 이도열 탈박물관장이 직접 만든 것이라고 한다.

탈박물관에는 고성오광대'통영오광대'가산오광대'진주오광대'수영야류 등에 등장하는 다양한 형태의 탈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부산 동삼동 패총에서 발굴된 신석기시대 조개탈(재현품)과 잡귀를 물리치는 데 사용되던 처용탈, 장례행렬 맨 앞에서 서서 춤을 추며 잡귀를 물리치는 역할을 했던 방상시탈, 사당에 걸어두던 청계씨탈 등 희귀탈도 만날 수 있다. 매주 월요일과 법정공휴일 다음 날 휴관하며 입장료는 어른 2천원, 어린이 1천원이다.

금동귀고리'청동제 잔 등 발굴

◆송학동고분군

탈 박물관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사적 제119호로 지정된 송학동고분군에는 소가야 왕족과 장군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무덤 7기가 남아 있다. 구릉 정상부에 있는 가장 큰 무덤이 1호 고분이다. 1호 고분의 모습은 독특하다. 3개의 둥근 봉토로 이루어져 있어 언뜻 보면 세 개의 고분이 나란히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1호 고분은 한일 역사학계로부터 첨예한 논쟁의 대상이 됐다. 겉모습이 앞은 네모나고 뒤가 둥근 일본의 전방후원분을 닮았기 때문. 하지만 발굴조사 결과, 흙을 쌓아 구릉처럼 만든 뒤 돌무덤방을 조성한 가야 고유의 형식을 띠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호 고분 밑에 배치된 6기 고분들은 1호 고분을 보호하는 딸린 고분들이다. 역사학계는 송학동고분군이 400년 전후에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1999년 동아대박물관의 발굴 조사에서 금동귀고리'청동제 높은잔'유리구슬 등 1천여 점의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송학동고분군은 일반인에게 개방되어 있다. 고분 앞에 너른 잔디밭이 조성되어 있어 아이들과 뛰어놀기에 그만이다.

공룡'새 발자국 화석 수백개

◆자연사박물관 상족암군립공원

한려수도의 중앙부에 위치해 있어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상족암은 평평한 돌을 켜켜이 쌓아 놓은 듯한 해안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전북 부안의 채석강을 연상시킨다. 절벽 아래에는 크고 작은 해식동굴이 뚫려 있어 바다에서 보면 거대한 밥상다리 모양이다. 그래서 '상족암'(床足岩)이라는 이름이 붙였다.

상족암이 유명해진 것은 공룡과 새 발자국 화석(천연기념물 제411호) 때문이다. 상족암 주변의 평평한 갯바위에는 1억 년이 넘는 세월을 뛰어넘어 인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수백 개의 공룡 발자국 화석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특히 중생대 새 발자국 화석은 세계 최다 규모를 자랑한다.

공룡이 살던 시대 상족암에는 거대한 호수가 있었다고 한다. 호숫가 진흙에 찍힌 공룡 발자국 위로 세월이 쌓이면서 진흙은 바위가 됐다. 억겁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공룡이 멸종되고 호수는 바다가 되었지만 그 흔적은 사라지지 않고 남았다.

공룡 화석산지답게 상족암군립공원에는 공룡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공룡박물관에는 다양한 종류의 공룡 골격과 공룡발자국 화석, 고생대'중생대'신생대를 대표하는 생물 화석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살아 움직이는 공룡 모형도 만날 수 있다.

상족암군립공원에는 공룡공원과 토피어리공원'전망대'편백나무 산책로 등도 조성되어 있어 가족 나들이 장소로 손색이 없다. 상족암군립공원에는 두 곳(공룡주차장, 광장주차장)에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자연'역사 체험학습 장소 안성맞춤

◆당항포관광지

당항포는 이순신 장군이 1592년과 1594년 두 차례에 걸쳐 왜선을 격멸시킨 대첩지다. 당항포관광지는 충무공의 얼을 기리기 위해 고성 주민들이 힘을 모아 1987년 개장했다. 당항포관광지에는 볼거리가 많다.

거북선과 창을 든 수군이 늠름하게 서 있는 전승기념탑을 비롯해 당항포 해전 상황을 재현해 놓은 당항포해전관,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살펴볼 수 있는 충무공 디오라마관, 거북선체험관, 충무공의 위패와 영정이 모셔져 있는 송충사 등 충무공 유적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또 곤충의 세계'산호의 세계'아프리카 동물원 등 10개 테마별로 1천700여 점의 자료가 전시되어 있는 자연사박물관, 티라노사우루스 진품 화석 등을 관람할 수 있는 중생대공룡관, 고성군이 3년마다 개최하는 공룡엑스포주제관, 철갑상어체험관, 수석전시관 등도 조성되어 있어 제대로 보려면 하루해가 짧다. 관광지 내를 운행하는 공룡열차를 이용하면 보다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다.

입장료는 어른 6천원, 어린이 3천원이며 주차료(승용차) 2천원, 공룡열차 자유이용권 2천원은 별도다.

당항포관광지는 역사와 자연을 두루 아우르는 테마시설이어서 아이들 체험학습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년에 열리는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준비를 위해 12월 1일부터 내년 3월 29일까지 입장객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글 사진·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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