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당분간 홍준표 대표 중심의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전면적인 정책 쇄신에 나설 전망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조기 등판론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갈등이 완전히 봉합된 것은 아니어서 예산안 처리 이후 인적 쇄신론이 다시 분출할 가능성이 있다.
◆연찬회 이후
한나라당 지도부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열고 전날 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쏟아져 나온 당 쇄신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홍 대표는 "위기를 빠르게 벗어나기 위해 당을 쇄신하고 혁신하는데 전력을 다하도록 하겠다"며 "심각한 위기상황 속에서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우리끼리 더 이상 다툴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도 "현 지도부를 중심으로 더욱 가혹한 쇄신을 하라는 중지가 모아진 데 큰 의미를 부여한다"며 "어떠한 지도부의 변화를 외적으로 갖출 시간도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현 체제 중심으로 최선의 쇄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재신임을 받은 홍 대표 체제는 일단 '예산 국회'가 끝나는 다음달까지 유지되면서 정책 쇄신에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가 주장해 온 정책 쇄신론에도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지도부는 연석회의에서 제기된 정책 기조의 변화와 쇄신 논의 기구 설립, 혁명적 수준의 재창당 등의 요구를 수용해 전면적인 쇄신을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다만 당 지도부의 쇄신 논의 과정에서 홍 대표 체제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공천권 행사 여부를 두고도 지도부와 쇄신파'친박계 간에 의견이 엇갈려 논란이 일 전망이다.
◆도로 홍준표 체제가 된 연찬회
전날 10시간 가까이 이어진 마라톤회의에서는 홍 대표가 예상 밖의 '사퇴 카드'를 꺼내보이면서 지도부 교체에 대한 갑론을박이 오갔으나 결국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났다. 홍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대다수의 뜻이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로 복귀해 쇄신과 총선을 지휘해야 한다는 것으로 결정이 된다면 당'대권 분리 조항을 정지시키는 당헌'당규를 개정한 이후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지만 친박계를 비롯한 다수 의원은 '정책 쇄신 우선' 의견을 냈다.
지도부 사퇴를 촉구한 의원은 정몽준 전 대표와 권영세'정두언'차명진'홍일표 의원 등 소수에 그쳤다. 쇄신파인 김성식 의원은 "홍 대표를 갈고 박 전 대표가 전면 등장하는 게 무슨 쇄신이냐"고 반문했고, 박준선 의원은 "경제가 문제인데 박 전 대표의 조기 등판으로 총선 전까지 경제를 살릴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재창당론'도 제기됐다. 권영진 의원은 "한나라당의 틀을 바꾸지 않으면 안되며, 중도 통합신당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고, 전재희 의원은 "헤쳐모이기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지호 의원은 "창조적 파괴를 위한 혁명적 재창당 및 박 전 대표의 계파 해체 선언을 통한 새 출발"을 요구했다.
국회의원 169명 중 156명을 비롯해 전체 참석대상 258명 중 207명이 참석한 회의에서는 '영남'강남 50% 물갈이'론을 놓고 수도권 소장파와 영남권 의원이 격돌하기도 했다. 차명진 의원은 "현 정부에서 성골, 진골, 6두품을 지낸 사람은 안 된다. 내 지역부터 당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나서면 물러나겠다"며 "영남과 강남에서 공천 물갈이를 50% 하자"고 주장했지만 이종혁 의원은 인위적 물갈이는 곤란하다고 반발했다.
일부 의원은 '2차 쇄신 연찬회 개최'를 주장했다.
이상헌기자 @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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