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단체장 중도 사퇴는 어떤 이유로도 명분이 없다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신현국 문경시장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12일 시장직을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당선 후 1년 6개월 만에 사퇴하는 것이다. 신 시장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고질적인 정치 갈등과 그로 인한 단체장으로서의 한계'를 토로하며 '지역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정치적 갈등을 종결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사퇴 및 총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지역 내 정치적 갈등으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도 현직 단체장의 중도 사퇴는 명분이 부족하다.

신 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남은 임기를 마칠 수 있게 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한 적이 있다. 그 결과 항소심에서 선고 유예 처분을 받고 시장직을 유지하게 됐다. 단체장으로서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고 해 놓고 법적 문제가 마무리되자 약속을 버린 셈이 됐다. 신 시장의 사퇴로 문경은 다시 시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 지역 유권자들로서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시장 때문에 쓰지 않아도 될 돈과 시간을 다시 허비해야 할 판이다.

신 시장 외에도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를 고민하는 단체장은 더 있을 수 있다. 대부분 지역 국회의원과의 갈등을 이유로 든다. 사실 국회의원과의 갈등은 단체장으로서는 이만저만한 고역이 아니다. 그러나 의원과의 갈등은 단체장이 극복해야 할 문제다. 단체장과 의원의 갈등은 개인적 감정 싸움이 적지 않다. 지역과 주민을 생각하기보다 개인의 이해관계에 더 매달린 때문이다.

선거로 당선된 선출직은 임기를 채워야 할 의무가 있다. 단체장은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자리가 아니라 주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자리다. 단체장 대신 의원으로서 더 큰 역할을 하겠다는 말은 변명에 불과하다. 공공의 약속을 버리고 개인의 정치적 욕구를 채우려는 선택은 옳지 않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의 '환단고기' 언급에 대해 대통령실의 해명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며 비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역사적 사실을...
오는 30일부터 경북 내륙과 동해안에 시속 260㎞급 KTX-이음이 본격 운행되며, 중앙선과 동해선이 3시간대 생활권으로 연결되어 지역 이동 편...
국민 MC 유재석이 유튜브 채널 '뜬뜬'에서 자신의 인생관을 언급하며 꾸준한 노력을 강조한 가운데, 최근 방송인 박나래가 불법 의료 시술 의혹에...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