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군기지 사설 보안요원 근무 거부..경비 비상

미군기지 사설 보안요원 근무 거부..경비 비상

미군기지 경비에 비상이 걸렸다.

경비 용역업체가 바뀐 뒤 고용 승계 갈등이 빚어지며 사설 보안요원들이 근무를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일 주한미군 보안요원 노조에 따르면 보안요원 850명 가운데 750여명은 지난 1일부터 미군기지 경비를 담당하는 영국 종합 보안솔루션 업체(G4S)의 근로조건이 부당하다며 계약을 거부했다.

노조원들은 1일 서울 용산, 경기 동두천·의정부·평택, 대구 캠프 캐럴 등지에서 동시에 집회를 열었다. 앞으로 한달간 계속할 계획이다.

미8군은 G4S 보안요원 100여명 외에 미군 병사를 부대 경비에 긴급 투입했다. 현재 G4S 소속 보안요원들과 미군 병사들이 부대 진·출입 통제와 차량 검문·검색 등 경비 근무를 서고 있다.

양 측의 갈등은 미8군이 새로운 경비업체를 선정하며 시작됐다. 미8군은 지난 7월 최저입찰제를 통해 9월19일 조은시스템에서 G4S로 경비 용역업체를 교체했다.

G4S 측은 비용절감을 고용승계와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 신규채용 방식으로 계약 체결을 요구했다. 120여명의 인력 감원도 결정했다.

근무형태는 주간 연속 3교대제에서 주간 연속 2교대제로 변경하고 주당 근무시간도 40시간에서 60시간으로 늘리기로 했다. 반면 월급은 41만~45만원을 삭감한다는 내용의 근로 조건을 내걸었다.

이 때문에 근로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양 측은 2차례 협상을 시도했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보안요원 750여명은 끝내 G4S와 계약을 거부해 지난 1일 오전 0시 부로 사실상 실업자 처지다.

박덕서 주한미군보안요원노조 위원장은 "G4S가 적어낸 낙찰가 1천240억여원은 조은시스템이 2006년에 적어낸 1천245억여원에 비해 오히려 5억여원이 적다"며 "터무니 없는 가격으로 운영권을 따놓고 보안요원들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G4S의 한 관계자는 "기존 보안요원들과 채용 협상을 시도하고 있으나 미군기지 보안 공백이 지속된다면 신규 채용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8군은 보안요원 고용문제는 용역업체인 G4S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8군의 한 관계자는 "업무 수행능력, 윤리적 측면, 기타 계약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G4S를 선정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주한미군 보안요원 노조는 동두천, 서울, 의정부, 대구, 평택 등 전국 5곳에 850여명의 보안요원이 가입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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