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고 수학교육 편법…한학기만에 1년과정"
자율형사립고가 교육과정 편성의 자율권을 남용해 심각한 수준의 '편법' 수학교육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은 지난 9월 전국 51개 자율고의 수학 교육과정과 1학기 기말고사 시험지를 입수해 인근의 84개 일반고와 비교한 결과, 정규과정을 빨리 끝내는 속진, 편성과목보다 앞선 교육과정 문제 출제 등의 폐해가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우선 1학년 수학 교과의 1년 과정을 한 학기만에 마치는 속진 비율은 자율고 51개 중 21개가 해당해 41.2%에 달했다. 일반고는 2.4%(84개 중 2개)에 불과했다.
2학년 1학기 자연계 수학시험에서 실제 과목보다 앞선 교육과정의 시험문제를 낸 편법 운영은 자율고 59.3%(27개 중 16개), 일반고 21.8%(78개 중 17개)였다.
일부 자율고는 교육과정에 '수학Ⅰ'을 편성하고도 실제 시험에서는 '수학Ⅱ', '기하와 벡터'까지 시험문제를 내 사교육 수요를 유발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중앙고, 안산 동산고, 대구 계성고, 광주 송원고, 울산 현대청운고는 개설된 과목명은 '수학Ⅰ'이지만 시험문제는 '수학Ⅱ', '기하와 벡터'까지 3과목을 섞어 출제했다.
대구 경신고는 교육과정으로는 수학 Ⅰ·Ⅱ를 개설했지만 수학Ⅰ에서 Ⅱ 과목을, 수학Ⅱ에서는 '적분과 통계', '기하와 벡터'를 출제했다.
부산의 동래여고는 수학만 3과목을 개설했는데 수학Ⅰ에서는 '기하와 벡터'를 출제하고 오히려 '고급수학'에서는 1학년 과목인 '수학Ⅰ'을 출제해 이해하기 힘든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대성고, 광주 송원고, 울산 청운현대고, 군산 중앙고, 부산 동래여고는 인문계 3학년 과정에 자연계 수학 교과목을 편성하기도 했다.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은 "과도한 학습부담과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자율고에 대해 강력한 시정 조치와 교육과정 운영 전반에 대한 검토·분석이 필요하다"며 "이 자료를 토대로 자격이 없는 자율고의 경우 재지정에서 탈락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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